“도산 안창호는 공산주의자” 미 이민국에 모함 투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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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는 공산주의자” 미 이민국에 모함 투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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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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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한 UC리버사이드대 교수, 미 정부기록보존소서 발견

도산 선생 3차 방미 세부행적 밝혀져… 이민국서 직접 심문도

안창호 선생을 모함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영문 투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도산 안창호 선생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모함한 투서가 미국 이민국에 접수된 사실이 처음으로 한인 연구자에 의해 처음으로 드러났다. 안창호 선생의 세 번째 미국 체류와 추방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자, 재미 한인 독립운동사의 새로운 발견으로 평가된다.

9일(현지시간) 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UC 리버사이드) 교수에 따르면 1924년 12월 15일 ‘콩 왕’과 ‘찰스 홍 이’라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름의 서명이 있는 투서가 미 노동부 산하 샌프란시스코 이민국에 접수됐다.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시 알링턴호텔 전용 편지지 4장에 영문으로 작성된 이 투서에는 “볼셰비스트(사회주의자) 지도자가 (하와이) 호놀룰루를 거쳐 곧 도착할 예정이니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 사람 이름은 창호 안(Bolshevist leader your office look out…his coming via Honolulu…The person name is Chang Ho Ahn)”이라고 적혀 있다. “그는 미국에 수년간 살았고, 그의 가족은 로스앤젤레스에 거주 중이다.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6년 동안 체류하며 볼셰비스트 정부 관계자들과 친분을 유지했는데, 그가 지금 미국으로 오고 있다(connected with Bolshevist Government…he is coming to U.S now)”고 이민국 관리에게 경고하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투서의 끝부분에는 “이민국에서 대한인국민회를 특별히 조사하고 그(안창호)를 중국으로 조속히 추방하길 희망한다(best way to sending back to China quite as possible)”는 문장도 담겨 있다.

장 교수는 최초 한인타운인 리버사이드 파차파 캠프에 집단 이주한 한인들의 입국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북캘리포니아 샌브루노 미 정부기록보존소에서 우연히 이 문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는 ‘콩 왕’과 ‘찰스 홍 이’의 실체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 뒤, 대한인국민회와 대립 관계였던 대한인동지회의 이승만계 추종세력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 투서는 안창호 선생이 1924년 12월 16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기 하루 전날 접수됐으나 이민국 담당자에겐 미처 전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안창호 선생의 미국 입국이 가능하긴 했지만, 이듬해인 1925년 6월 3일 그는 시카고 노동부 산하 이민국에서 미국 입국 경위와 체류 행적 등을 조사받았다. 장 교수가 전문을 공개한 관련 기록을 보면, 검사관은 안창호 선생에게 “소련 정부나 러시아에 관심이 있는가’ 등을 캐묻는 내용도 있다. 그 이후인 1926년 2월 6일 엔젤섬 이민국 문서에는 “안창호가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는 배에 타는 것을 확인하라”고 적혀 있기도 하다. 안창호 선생은 결국 하와이를 거쳐 호주로 추방됐고 중국으로 돌아가 독립운동을 하다 1938년 3월 타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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