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맞아 14일부터 50여일간
일본대사관 근처 지나가 의미 있어
서울시 151번 버스가 광복절을 맞아 소녀상을 태우고 달린다. 이 ‘소녀상 버스’는 14일부터 추석 연휴 전까지 50여일 간 서울 시내를 누빌 예정이다.
9일 서울시 버스 관계자에 따르면 동아운수가 운행하는 서울시 151번 버스 34대 중 5대 내부에 소녀상이 설치된다.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크기(높이 130㎝)와 모양이다. 소녀상이 앉아 있는 의자만 버스 회사로부터 제공 받은 실제 버스 의자로 바뀐다. 소녀상 버스는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일반 버스와 같이 정상 운행된다.
151번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작구 흑석동까지 서울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노선이다. 버스 회사 관계자는 “특히 이 노선이 일본대사관 근처를 지나기 때문에 소녀상 버스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51번 버스는 1대 당 하루 평균 800명이 이용한다.
소녀상 버스는 임진욱 동아운수 대표와 소녀상 작가인 김운성, 김서경씨의 합작품이다. 김운성 작가는 “고향을 떠나 돌아오지 못한 (위안부 피해) 소녀들이 이제는 우리 땅을 자유롭게 돌아다녔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앞서 아이들을 위한 타요 버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말하는 버스를 고안한 주인공이다. 동상은 버스 회사가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작가들이 재능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두 달 전 작업에 들어가 현재 채색을 마치고 완성 단계다.
소녀상 버스는 9월 말 운행을 마치고 일반 버스로 되돌아 간다. 버스에 설치됐던 소녀상5점은 추석 연휴 부산, 전주 등 전국 각지에 세워진 다른 소녀상을 찾아가 옆에 놓인 빈 의자에 설치된다.
버스 회사 측은 “소녀상으로 좌석 한 자리가 부족해져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좋은 취지인 만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151번 소녀상 버스는 14일 첫차인 새벽 4시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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