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프로도 아닌 내셔널리그(실업) 소속의 목포시청이 올해 FA컵 최대 반란의 주인공이 됐다.
목포시청은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8강전에서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 팀인 성남FC에 3–0 완승을 거뒀다.
역대 내셔널리그 팀이 FA컵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05년 울산 미포조선의 준우승이다. 당시 미포조선은 내셔널리그 최강 전력이었다. 반면 목포시청은 올 시즌 내셔널리그 8팀 중 5위의 중위권 팀이라 더 큰 이변으로 꼽힌다. 목포시청이 FA컵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목포시청은 전반전에만 3골을 몰아넣었다.
전반 2분 페널티킥에 이어 이인규(25), 김영욱(23)이 추가골을 작렬하며 리드를 잡았다. 성남은 후반 김동찬(31)을 기용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이창훈(31)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까지 몰렸다. 끝내 1골도 만회하지 못하고 안방에서 망신을 당했다.
챌린지와 클래식(1부) 대결에서도 하위 리그인 챌린지가 웃었다.
부산 아이파크는 전남 드래곤즈 원정에서 상대 자책골로 앞서가다가 전남 김영욱(26)에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레오(27)와 최승인(26)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부산은 2013년 이후 4년 만에 4강 무대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 삼성은 광주FC를 2-1로 힘겹게 제압하고 2연패에 한 걸음 다가섰다.
수원 외국인 선수 산토스(32)는 0-1로 밀려 패색이 짙던 후반 종료 직전 동점 골을 넣은 데 이어 연장 후반 10분에 결승 골까지 터뜨리며 이날 경기의 영웅이 됐다.
울산 현대는 상무 상무를 3-1로 물리쳤다.
이로써 올 시즌 FA컵 4강은 클래식 두 팀(수원, 울산) 그리고 챌린지(부산)와 내셔널리그(목포시청) 각각 한 팀으로 결정됐다. 4강 대진은 다음 달 추첨으로 결정되며 10월 치러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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