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앞을 볼 수 없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걷고, 먹고, 마시는 평범한 행동들도 어둠 속에선 쉽지 않다. 이런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체험하기 위해 빛을 모두 차단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암흑카페’를 다녀왔다.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의 한 암흑카페를 찾았다. 먼저 핸드폰을 반납한 뒤 빛이전혀 들지 않는 공간에 동행한 인턴PD와 함께 입장했다. 이후 “오른손으로테이블을 만지고 왼손으로 의자를 잡으세요”라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착석했다. 촉각과 청각 등 시각을 제외한 모든 감각을 이용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했다.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던 ‘가위바위보’ 게임도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선 쉽지 않았다. 입으로 직접 “가위” “보”라고 소리를 내야 했다. 또 앞이 보이지 않는 터라 상대가 속일지도 모른다는 불신이 커지기도 했다.
식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직원이 목소리를 통해 음식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면 손을 더듬어가며 테이블부터 천천히 더듬어가며 음식을 탐색했다. 손이 아닌 도구를 통해 음식을 집어야 했던 탓에 촉각에 의지하기도 힘들었다. 음식을 잘 집었는지 혹은 음식을 입으로 정확히 가져가고 있는지 등도 알기 어려워 허둥댔다. 이날 경험한 시각장애 체험기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최윤수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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