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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폭격기 2시간이면 날아와… 괌 기지는 북 눈엣가시

입력
2017.08.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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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대 폭격기ㆍ핵잠수함 등 집결

B-1B 출격에 알레르기 반응

北 타격할 미사일도 마땅치 않아

포위사격 실현 가능성은 희박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상층부 왼쪽과 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진해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을 마친 뒤 돌아가는 길에 일본 전투기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상층부 왼쪽과 오른쪽)가 7일(현지시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진해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을 마친 뒤 돌아가는 길에 일본 전투기와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북한은 9일 괌 미군기지에 대한 포위사격을 감행하겠다며 미사일의 타깃을 구체적으로 밝히면서 미국을 향한 위협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북한은 그간 “미 본토와 태평양 작전지대가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며 괌을 직접 적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나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말뿐인 엄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괌은 미군의 전략자산이 집결해 있는 동아태 전초기지로 북한으로서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B-1B, B-2, B-52 등 미군의 3대 전략폭격기는 물론이고 핵잠수함 기지도 위치해 있다. 주둔병력만 6,000여명에 달한다. 미 폭격기는 괌에서 2시간이면 날아와 한반도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8일에도 B-1B 2대가 9일만에 재차 투입됐다. 군 관계자는 “B-1B 출격 다음날 북한이 괌 타격을 위협한 건 미 전략자산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말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그렇다고 괌을 압도적으로 타격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포위사격을 할 정도면 미사일을 연달아 퍼부어야 하는데 북한은 아직 그 단계에 못 미친다. 북한에서 3,300㎞ 떨어진 괌을 겨냥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2형(사거리 5,000㎞)과 화성-14형(사거리 1만㎞)이다. 그러나 앞서 5월과 7월에 각각 시험 발사한 터라 미사일 양산은커녕 실전배치도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국방 당국 관계자는 “북한의 엄포대로 포위사격을 할 정도로 충분한 미사일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실전 배치한 무기체계로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사거리 3,000~3,500㎞)이 있지만 괌에 간신히 닿는 정도여서 신뢰하기 어렵다. 북한은 폭격기나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전투기가 전무한 상태여서 공군력으로 괌을 겨냥하는 건 아예 불가능하다.

다만 괌 타격이 아니라 포위사격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5월 고각으로 발사해 비행거리가 787㎞에 불과했던 화성-12형을 괌 방향으로 사거리를 늘려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이 실제 괌 근처에 떨어진다면 미국과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북한이 감당할 수 없지만, 괌과 거리를 두고 태평양 주변해역에 미사일을 쏘는 시나리오는 가능하다. 이 경우 북한은 화성-12형의 정확도와 사거리를 동시에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미국이 괌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1개 포대를 배치한 상태라 요격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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