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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온 중진융 코치 “한국 선수 시상대 오르는 모습 보고파”

입력
2017.08.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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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신의 중진융(왼쪽) 코치가 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출신의 중진융(왼쪽) 코치가 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서울 노원구 태릉선수촌 탁구장. 새롭게 합류한 중국 출신 중진융(59) 코치가 쉴 새 없이 공을 쳐주자 받아내는 선수들의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중진융 코치는 대한탁구협회가 여자 탁구의 재건을 위해 야심 차게 영입한 인물이다.

탁구협회는 여자 탁구가 최근 두 번의 세계선수권에서 16강 탈락하고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도 4강 진출해 실패하자 세계 최강 중국탁구협회에 ‘SOS’를 쳤다. 중국탁구협회는 중국 대표팀 지도 경력만 20년에 이르는 중진융 코치를 한국으로 파견했다. 계약기간은 내년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다.

중진융 코치는 중국 유명 탁구 선수 출신인 자오즈민(54)과 결혼으로 중국어가 가능한 안재형(52) 감독과 함께 여자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중진융 코치는 한국 여자 선수들이 국제 무대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중진융 코치는 한국 여자 선수들이 국제 무대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연합뉴스

이날 훈련 후 취재진을 만난 중진융 코치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그는 “탁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속도, 파워, 회전이다. 현재 한국 선수 중 이 분야에서 뛰어난 선수가 없다”며 “대표와 대표가 아닌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거의 없는 것 같다. 상대를 이기려면 확실한 에이스 2명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어쩌면 내가 있을 때 한국이 중국이 이기는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원한 팀은 없다. 언젠가는 이길 수 있을 것이다”며 “안재형 감독과 노력해서 선수들을 시상대에 오르게 하는 게 목표”라고 눈을 반짝였다.

안 감독은 “20년이나 중국 대표팀에 있던 분이 한국에 오면 노하우가 다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흔쾌히 보내준 중국탁구협회에 고맙다”며 “지금 당장 중국을 이긴다는 것은 너무 멀리 간 이야기다. 우선은 싱가포르, 홍콩, 북한, 일본은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중진융 코치의 맞춤형 훈련에 만족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이시온(21ㆍ미래에셋대우)은 “한국 선생님들이 ‘회전을 걸어서 쳐라’고 말씀하셨다면 중진융 코치님은 ‘엄지와 검지에 힘을 주다가 이 순간 공을 눌러라’고 말씀하신다. 이해하기 좀 더 쉬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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