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공익적 제보는 보호해야” 유감 표명
노조 “자정 의미로 내부제보자 지칭한 것 아냐”

인천관광공사 노동조합이 회사 내부 비위를 외부에 알린 직원을 ‘기생충’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인천관광공사 노조와 인천평화복지연대에 따르면 공사 노조는 지난 7일 ‘사장 사퇴에 대한 노조의 입장’이란 제목의 대자보를 사내에 게시했다.
노조는 대자보에서 “그 동안 직원들도 모르는 조직의 내부 사정이 밖으로 유출돼 회사가 흔들리는 일이 잦았고 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이런 일이 반복됐다”며 “회사의 부조리, 고발정신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헌신하는 직원들”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외부의 부당한 압력, 불순한 의도로 그와 내통하는 조직 내의 적폐에 대한 경고와 함께 되풀이 되는 악습을 끊고자 한다”며 “사측은 내부 ‘기생충’이 더 이상 공사에서 활동할 수 없게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노조가 내부제보자를 겨냥한 대자보를 게시한 배경에는 황준기 전 사장의 사퇴가 있다. 황 전 사장은 지난해 국제해양안전장비박람회 용역업체 자금 유용 무마 지시와 2015년 12월 측근 채용 지시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사실로 드러나 중징계가 요구되자 최근 자진해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황 사장에 대한 감사는 내부 제보에서 비롯됐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사장의 사퇴가 내부 제보로 시작된 것이라면 이는 공익적 성격을 띈 것으로 보호돼야 마땅하다”며 “공사 내에서 공익적 내부 제보가 보호되길 바라며 공익적 제보가 활성화되고 제보자가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공사 출범 이후) 지난 2년간 회사에 크고 작은 일이 많았는데 자정하는 차원에서 선언적 의미를 담아 (대자보를) 게시한 것”이라며 “의도를 갖고 내부의 잘못된 정보를 지인 등 외부에 퍼뜨리는 직원을 문제 삼은 것이지 내부제보자나 누군가를 콕 집어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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