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오른쪽)과 이승엽/사진=삼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구자욱(24·삼성)은 '포스트 이승엽(41·삼성)'으로 기대를 받는 타자다. 그런 그에게 이승엽이란 존재는 더 특별하다.
구자욱은 '우리 팀 선수라 행복할 때'를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국민타자' 이승엽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이승엽 선배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 이승엽은 프로야구의 각종 기록을 세운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런 이승엽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젊은 타자의 성장에는 도움이 된다. 구자욱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고, 이승엽 선배와 같은 대선배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며 눈을 빛냈다.
이승엽도 '삼성의 미래'로 불리는 구자욱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올 시즌 초반 슬럼프에 빠져 있던 구자욱은 이승엽이 건네준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의 타격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보고 힌트를 얻어 타격폼을 바꾸면서 부진에서 탈출하기도 했다.
꾸준한 노력과 선배의 조언에 힘입어 팀의 중심 타자로 성장했지만, 1군에 오기까지는 긴 시간을 보냈다. 2012년 신인 지명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그는 입단 첫 해를 퓨처스(2군)리그에서만 뛰었고, 2013년 상무에 입대했다. 쉽게 닿을 수 없던 만큼 1군에 대한 열망은 커졌다.
구자욱 프로필
군 복무를 마친 그는 2015년 3월28일 대구 SK전에서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1군 무대에 섰고,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프로야구 선수로 뛰며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다. 구자욱은 "아무래도 첫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면서 정말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1군 데뷔 후에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2015년 각종 신인상을 싹쓸이 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에는 7일까지 19개의 홈런을 때려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써 내려가는 중이다. 잠재력에 야구에 대한 열의까지 갖췄기에 가능한 성장이다. 이승엽은 구자욱에 대해 "야구에 대한 욕심이나 몰입이 굉장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런 만큼 그가 가장 행복한 순간도 야구와 관련돼 있다. 구자욱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관중들 앞에서 멋진 플레이를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라 행복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 구자욱은 "관중들이 내 플레이에 열광할 때 정말 좋다"며 웃었다.
쑥쑥 크는 '삼성의 미래'에 팬들도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구자욱은 "팬들이 항상 응원해주시고, 격려를 해주실 때마다 행복하다. 많은 팬들이 내 이름을 외쳐 주실 때도 팬들 덕분에 정말 행복한 순간이다"며 웃음지었다. 경기장을 벗어나서는 자신 때문에 기뻐하는 가족들을 보며 행복감을 느낀다. 구자욱은 "야구를 잘 하고 집에 들어갔을 때, 뿌듯해 하시는 부모님의 표정을 보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더 행복하기 위해선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그만큼 행복한 오늘을 보내고 있다는 뜻이다. 구자욱은 "지금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행복에 빠져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만 계속하면 행복은 따라 올 것 같다. 지금처럼만 해 간다면 더 행복한 날도 오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그가 정의하는 행복은 "승리"다. 구자욱은 "행복하면 승리한 것 아니겠나. 선수로서도, 일상에서도 행복하면 더 바랄 게 있겠나. 승리와 똑같다"며 웃음 지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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