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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 회장에 29차례 북한 방문한 ‘인권 전문가’ 박경서 동국대 석좌교수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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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 회장에 29차례 북한 방문한 ‘인권 전문가’ 박경서 동국대 석좌교수 선출

입력
2017.08.0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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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한적) 신임 회장으로 2000년 초대 유엔 한국 인권대사를 지냈던 박경서(77) 동국대 석좌교수가 선출됐다. 한적은 8일 오후 중앙위원회를 열고, 박 교수를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유엔 인권정책센터 이사장, 유엔 세계인권도시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한국 인권의 얼굴 역할을 해왔다. 박 교수는 서울대 교수 시절인 1979년 ‘크리스천 아카데미’ 사건에 연루, 교수직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났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 18년간 아시아 국장을 지내며 유엔, 국제적십자사 등과 함께 세계 인권 현장을 찾아 다녔다.

그는 특히 1988년부터 북한을 29차례 방문했으며 김일성 전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한적의 주요 사업이 인도적 대북사업이라는 점에서 그의 이런 이력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WCC 아시아 국장 시절 ‘당신은 예외적으로 북한에 가도 좋다’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특별 허가를 받았다”며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던 시절엔 4,300만 달러어치의 무상원조를 해줬다”고 회고했다. 그는 “원조해 주던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평화론’으로 가야 한다”며 “트럼프, 아베, 시진핑에 둘러싸여 문재인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으니 교황청, 국제적십자사, WCC 등이 외곽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적 명예회장인 문재인 대통령의 인준을 거쳐 29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아직 인준 날짜와 취임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도 센나이 한림원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찰청 인권위원장으로 있던 2008년 6월 이명박 정부의 폭력적 시위진압에 항의해 사퇴하기도 했던 그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지난 6월부터 경찰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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