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측 “퇴직 전 근무 실적 좋아 계약직으로 채용” 해명
부하 여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조사를 받다 사표를 낸 시중은행 간부가 해외 지점장으로 복귀해 근무 중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의 수도권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여직원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돼 사직한 B씨가 작년 1월부터 해당 은행의 동남아 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 중이다.
앞서 B씨는 2013년 초 지점 직원들과의 야유회에서 술을 마시고 일부 직원들과 노래방에 갔다가 여직원의 신체를 만지는 등의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은행 측이 감찰 조사에 나서자 B씨는 사직서를 제출, 곧바로 그만두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후 B씨는 A은행이 속한 금융지주 산하 계열사에 재취업했고 작년 1월부터는 이 은행이 동남아 국가에 개설한 지점에 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은행 측은 퇴직자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성과 우수 퇴직직원을 계약직으로 선발했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B씨는 재직 중 해외 지점에서도 일했고 업무 성과도 좋았다”며 “이로 인해 퇴직자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계약직으로 복귀했으며 내년 1월에 계약 연장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찰 조사가 진행되던 도중에 퇴사하면서 성추행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징계 절차 없이 ‘퇴직자’ 신분이 되면서 재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했다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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