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지지층 반발로 지지율 우려
협치 파트너로 거듭나는 게 낫다”
안철수 전 대표의 8ㆍ27 전당대회 출마 선언으로 내홍에 빠진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아직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통합 필요성도 거론되지만, 일부 호남 의원 탈당시 민주당 합류에는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8일 “지금은 국민의당이 탈당이나 분당 사태까지는 안 갈 것 같은데 우리도 지켜보는 정도”라며 “혹시 탈당한 의원들이 민주당에 들어오겠다고 해도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는 굳이 합당 절차를 겪지 않아도 내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국민의당 세력이 쇠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깔려 있다.
추미애 대표도 국민의당 의원들의 합류에 부정적이라고 한다. 당 관계자는 “어차피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하려면 180석이 필요한데 일부 의원이 들어온다 해도 그 정도는 안 되고, 오히려 당 핵심 지지층의 반발로 지지율만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상호 전 원내대표가 지난달 국민의당과의 통합 필요성을 제기했다 항의에 시달리는 등 친문 지지자들의 국민의당에 대한 반감은 상당하다. 국민의당이 현역 의원을 싹쓸이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호남 지역구를 챙기고 있는 민주당 21대 총선 예비 주자들도 국민의당과의 통합 얘기를 꺼내지 못하게 하는 변수다.
당 일각에선 현안이 많은 정기국회를 앞둔 만큼 국민의당이 내홍을 극복하고 협치 파트너로 거듭나는 것이 낫다는 입장도 없지 않다. 당 관계자는 “당권 도전자인 천정배ㆍ정동영 의원이나 안 전 대표 모두 민주당에 협력할 건 협력하라는 호남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어려운 만큼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원내 협력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원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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