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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지금 ‘살충제 달걀’ 파동 중

입력
2017.08.0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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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동부지역의 한 농장에 달걀이 쌓여 있다. AFP 연합뉴스
네덜란드 동부지역의 한 농장에 달걀이 쌓여 있다. AFP 연합뉴스

네덜란드와 벨기에 식품 당국이 뒤늦게 적발한 ‘살충제 달걀’이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수출되면서 유럽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각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들은 수입 달걀을 대상으로 전량 리콜 조치를 취했으나 유통 경로가 여전히 파악되지 않아 파문은 쉽게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영국과 프랑스, 스웨덴, 스위스 등 각국 식품안전 당국에게 네덜란드에서 수입한 달걀의 위험성을 고지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영국 식품청(FSA)은 올해 3~6월 네덜란드 일부 농장이 수출한 달걀이 인체에 유해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것으로 보고 유통 경로를 추적 중이었으나, EC는 독일산 달걀도 위험 품목에 올렸다. 어느 나라 양계장에서 피프로닐 함유 살충제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여전히 혼선이 빚어지는 가운데 독일 검찰은 이날 살충제 달걀의 유통 경위에 대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문제의 달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은 벼룩, 이, 진드기 등을 제거하는 살충제 성분이다. 일정 수준 이상 섭취할 경우 콩팥과 간, 갑상선 기능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 유럽에서는 식용으로 길러지는 동물에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벨기에 식품안전국이 계란 내 피프로닐 검출 사실을 EC 측에 보고했으며, 이틀 후 피프로닐이 포함된 벨기에산 불법 살충제를 사용한 네덜란드 양계장에서 유사 피해가 확인되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특히 벨기에 당국은 6월 초 관련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한 달이 넘도록 유럽연합(EU) 및 이웃 국가에 이를 알리지 않아 비난에 직면해 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네덜란드 식품 당국은 위험 농장 170여곳의 생산번호를 공개한 상태다. 유럽산 달걀에는 산지 농장의 생산번호가 모두 적혀 있어 소비자들이 이를 통해 직접 유통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사태는 쉽사리 해결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달걀이 달걀분말 등 가공품으로 판매되는 등 유통 경로가 상당히 복잡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 크리스 엘리엇 교수는 “(위험 달걀) 대부분이 가공된 상태로 빵집, 샌드위치 공장 등에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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