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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일하는 휴가 중?

입력
2017.08.0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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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휴가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안 채택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언론의 행태를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7일 휴가 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안 채택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언론의 행태를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TV를 켠다. 자신을 화나게 하는 뉴스를 본다. 그리고 트위터에 분노를 쏟아낸다.”

올해 1월 취임 이후 반복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업무 시간과 장소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유ㆍ불리에 관계없이 모든 사안에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하고,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군복무 불허 방침 같은 파장이 큰 정책도 트위터를 통해 즉흥적으로 발표하는 식이다.

그의 업무 스타일을 감안하면 17일 동안 장기휴가를 내고도 휴가가 아니라고 하는 강변을 이해할 법도 하다. 4일(현지시간)부터 뉴지저주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여름휴가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나는 일하는 중”이라며 근면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7일 트위터에 “이미 예정된 백악관 보수공사가 진행돼 뉴저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다음주에는 뉴욕에서 더 많은 회의를 할 것”이라고 올렸다. 그러면서 자신이 얼마나 직무에 충실하고 있는지 상세히 밝혔다. 트럼프는 평소처럼 일일 정보브리핑을 청취했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북한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해 1시간 넘게 통화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백악관 참모들을 휴가지로 불러 건강보험과 세금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특유의 ‘트위터 정치’는 오히려 활발해졌다. 그는 이날 앙숙인 리처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의원을 겨냥해 “가짜 베트남 사기꾼인 블루멘털이 러시아 공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보면 흥미롭다. 역사상 유권자에게 그만큼 사기를 친 사람은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블루멘털 의원이 CNN에 출연해 “대통령이 사적 목적을 위해 법무부를 무기화했다”고 공격하자, 거짓으로 들통난 그의 베트남전 참전 사실을 들먹이며 발끈한 것이다. 또 “가짜언론은 대북제재를 옹호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5대0 투표의 중요성을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뉴욕타임스(NYT) 등 주류 언론을 향한 적개심을 거두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하루에만 13개의 폭풍 트윗을 날렸다.

하지만 미 언론은 대통령의 일정이 일체 공개되지 않은 점을 들어 ‘일하는 휴가’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골프장에서 결혼식을 한 커플을 축하하는 트럼프의 모습이 다른 하객에 의해 노출됐을 뿐, 취재진의 접근은 철저히 불허됐다. NYT는 “열심히 일하고, 놀고, 트위터하는 게 트럼프의 업무 공식”이라며 “휴가로 불리든 말든 그는 언제 어디서나 하고 싶은 말을 할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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