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드론 몰카 의심 신고 잇따라
해수욕장ㆍ고층아파트 주변 몰래 촬영
최근 제주지역에서 카메라가 달린 드론을 이용해 하늘을 날아다니며 고층 아파트 집안이나 해수욕장 탈의실 등을 몰래 촬영하는 ‘몰카’ 의심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8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단 1건도 없던 드론 관련 신고가 올 여름철 들어 14건(촬영 관련 9, 비행 관련 3, 드론 추락 2건)이나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풀빌라에 드론이 떠 있는데, 촬영하는 것 같다’, ‘해수욕장 탈의실 상공에 카메라가 달린 드론이 떠 있다’는 등 몰카와 관련된 신고들이다.
실제 지난달 초 제주시 애월읍 곽지과물해수욕장에서는 드론을 하늘에 띄워 노천탕에서 몸을 씻는 여성들을 촬영하는 일이 발생했다.
경찰은 피해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여 해당 해수욕장 노천탕에서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찍은 30대 남성을 성폭력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붙잡았다.
드론은 도심 고층아파트도 날아다녔다. 이달 4일 오후 8시40분쯤 제주시 연동 도심지 15층 규모 주상복합아파트에 드론 2대가 떴다. 이 중 1대는 크기가 큰 전문가용 드론이었다.
당시 주민들이 112에 신고해 경찰관들이 출동했지만 드론만 확인 했을 뿐 조종사는 결국 찾지 못하고 철수했다.
드론은 몸을 숨기고 멀리 떨어져서 조정할 수 있어 범죄 의심이 드는 신고를 접수되더라도 경찰이 조종사를 붙잡기가 쉽지 않다.
경찰은 해수욕장 등 피서지에 드론 촬영을 금지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드론 관련 단체에도 불법 촬영을 발견하면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몰카를 찍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사람을 발견하면 조용히 피해자에게 상황을 알리고 즉시 112로 신고해달라”며 “단순한 호기심에서 했더라도 몰카 범죄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엄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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