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친환경차 단지에 공장 신축
年 3000대 규모 생산기반 마련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핵심부품’의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 간에 친환경차의 최종목표인 수소전기차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과감한 시도다.
현대모비스는 9일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기존 친환경차 부품 전용생산단지 내에 수소전기차 핵심부품 생산을 전담할 공장을 추가로 신축하고 내달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에 신축된 공장은 면적 1만3,000㎡ 규모로, 각종 핵심부품이 결합된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모듈(PFC)’을 연간 3,000대 생산할 수 있는 첨단 생산설비를 갖췄다.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수소전기차의 일부 핵심부품에 대해서만 생산라인을 제한적으로 확보해 운영하는 것에 비해, 핵심부품 생산부터 시스템 조립까지 종합생산체제를 구축한 건 현대모비스가 유일하다. 종합생산체제는 충주 생산단지 내에 있던 기존 1공장과 이번 신축 공장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존 1공장에서 친환경차 공용부품인 구동모터와 전력전자부품 등을 생산해 신공장으로 공급하면 신공장에서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담당하는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스택(stack)의 주요 구성품인 막전극접합체(MEA)를 양산한다. 이어 연료전지 스택, 구동모터, 전력전자부품, 수소연료공급장치 등을 결합한 PFC모듈까지 제작해 완성차 생산라인으로 보내게 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공장 신축으로 연간 3,000대 규모의 수소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시장 수요에 따라 수만 대 규모로 생산 능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2025년에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이 올 1월 광저우에 연간 생산량 5,000대 규모의 수소버스용 수소전지 공장을 가동했고, 일본은 정부의 지원 아래 수소전기차 보급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등 개발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현대차그룹도 이번 대단위 일괄생산체제 구축을 통해 합리적 가격과 강화된 성능으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글로벌 수소전기차 양산 경쟁은 규모의 경제를 누가 먼저 달성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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