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환이 반인반신의 정체성 혼란을 그리고 있다.
임주환은 지난 7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하백의 신부 2017'에서 연이은 신들의 도발로 애써 쌓아왔던 자제력이 무너지면서 패닉 상태에 빠진 후예를 그려냈다.
후예는 꿈결에 윤소아(신세경 분)을 하백(남주혁 분)으로 혼동해 광기 가득한 눈빛으로 소아를 해하려 했다. 꿈에서 깬 이후 자신의 행동에 큰 충격을 받은 그는 사과를 하고 서둘러 밖으로 나섰다. 초점 없이 흔들리는 눈빛에서는 당혹감과 불안함이 느껴졌으며 정처 없이 빗속을 헤매는 모습에서는 죄책감과 심난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후에도 후예는 자신의 손이 닿자마자 화단의 꽃이 새까맣게 죽었던 것과 무심결에 소아를 위협했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리며 악몽에 시달렸다. 그런 그의 앞에 잡신인 주걸린이 나타났고, 후예는 "그런 힘을 갖고 태어난 게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던 거 기억해요? 그럼 그 때 내 힘 때문에 죽었던 그들은 누가 죽인 겁니까?"라며 괴로운 듯 물었다.
후예는 신적인 파괴 능력을 가졌지만 이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극한의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다. 임주환은 감춰왔던 정체가 드러남에 따라 변화하는 내면의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하면서 반인반신 캐릭터를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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