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김재환(29·두산)은 잠실을 지배하는 '4번 타자'다.
7일 현재까지 100경기에서 타율 0.359, 28홈런 83타점 7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4위, 홈런 공동 2위, 타점 3위, 득점 5위다. 중앙 펜스 125m, 좌우 펜스 100m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구장이지만 17개의 홈런을 잠실 담장 밖으로 넘겼다. 영양가도 만점이다. 올 시즌 11개의 결승타를 때려내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최근 타격감은 더욱 물이 올랐다. 지난달 26일 kt전부터 6일 LG전까지 11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역대 5번째이자 최다 타이 기록이다. 지난 6일 LG전에서는 두 타석 연속 고의사구를 얻어내기도 했다. 그만큼 상대에게 무시무시한 타자가 됐다는 뜻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만년 유망주'로 머물던 김재환은 이제 없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 2차 1라운드 4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기대주였다. 당시 배터리 코치로 김재환을 지켜봤던 김태형(50) 두산 감독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온 것 같지가 않더라. 공을 때리는 파워가 굉장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번번이 1군에서 좀처럼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경쟁에서 밀려났다.
변화는 김태형 감독의 사령탑 부임과 함께 시작됐다. 2014년 말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김재환 키우기'에 나섰다. 김태형 감독은 "감독 부임 후 내가 욕심이 생겨서 재환이를 키우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첫 해는 실패했다. 당초 포수로 입단한 김재환은 1루수로 전환해 시즌을 치렀지만, 1군에서 또 다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1루를 본다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더라"고 설명했다. 김재환은 감독의 기대에도 2015년 48경기 타율 0.235, 7홈런 22타점에 그쳤다.
터닝 포인트는 외야수 변신이었다. 김재환은 2016시즌을 앞두고 좌익수를 준비했다. 김태형 감독은 "코칭 스태프들도 생각보다 타구 판단 능력이 괜찮다고 하더라. 타격을 살려야 하는 선수기 때문에 수비에서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마침내 1군에 정착한 그는 2016시즌 134경기에 나와 타율 0.325, 37홈런 124타점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더 돋보이는 건 풀타임 2년차 징크스도 없이 올 시즌 펄펄 날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팀의분석과 견제도 김재환에겐 통하지 않는다. 잠재력을 뛰어 넘는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활약이다. 김재환은 올 시즌 월요일 훈련을 단 하루도 거른 적이 없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은 야구 선수들에게 '휴식'을 의미하지만 그는 자진해서 구장에 나와 배트를 돌린다. 김재환은 "한 개를 치더라도 야구장엔 꼭 나온다. 하루를 쉬면 개인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되는 것 같더라. 땀을 흘려야 경기력이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망이 뿐만 아니다. 수비에서도 남몰래 구슬땀을 흘리며 팀의 주축다운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재환은 "수비에 대한 연구도 정말 많이 하고 있다. (공필성) 수비 코치님도 깜짝깜짝 놀라질 정도"라면서 "연구 내용은 비밀"이라며 웃음지었다. 땀은 결과로 보상 받고 있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며 몸을 낮춘다. 김태형 감독은 "꾸준하고, 성실한 선수"라며 김재환의 성장을 더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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