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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에서 왔냐?”던 유럽인들, 이젠 한국말로 먼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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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에서 왔냐?”던 유럽인들, 이젠 한국말로 먼저 인사

입력
2017.08.0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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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는 지금, 유럽에서 돌아온 지 3일째다. 이제 조금씩 시차적응이 되는 것 같다. 시차적응이 대구의 더위적응과 같은 말인 것 같지만 말이다.

이번 5번째 유럽투어는 이전 4번의 유럽투어와는 성격이 완전히 달랐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해외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나왔다는 것이다. 이전 4번의 투어는 모두 자체적으로 기획, 진행을 했었다. 그래서 뮤직페스티벌에 참여해서 공연은 하지만 어쩜 그 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페스티벌 안의 마켓에서 팀을 홍보하고 마케팅 하는 것에는 소홀했다. 아니, 전무하다 시피 했었다.

홍보와 마케팅이 부진했던 이유는 언어의 장벽과 함께 그 방면의 비즈니스의 룰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전문가에게 일임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그런데 말로는 쉬운데 사실은 여기에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전문가가 아무 팀이나 해외매니지먼트를 맡지 않는 다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 팀은 전문가 쪽에서 흔쾌히 맡아줬다. 그럼 전문가가 흔쾌히 해외매니지먼트를 맡아준 이유, 우리 팀이 유럽뮤직시장에 경쟁력이 있는 이유가 뭘까?

첫 번째는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 3번이나 초대를 받았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페스티벌 초청으로 실력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동남아시아권 뮤지션이라는 희소성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는 나름의 설명이 필요하다. 우리 팀은 유럽에서 월드뮤직 장르의 팀으로 소개된다. 예전에는 제3세계음악으로 불렸었다. 유럽은 제3세계음악으로 불리던 때부터 아르헨티나, 브라질, 아프리카, 인도 음악들을 수입해서 음반시장에 소개하고 보급했다. 그런데 이후 월드뮤직으로 명칭이 변한 현재까지도 동남아시아권의 음악들은 미답지로 남아 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도 궁금해서 만나는 아티스트와 기획자에게 왜 이런 상황이 됐는지 물어 봤지만 명쾌한 답을 듣지 못했다.

세 번째는 한국이라는 것이다. 유럽에도 미풍이긴 하지만 한류의 바람이 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의 실제적 경험이 있다. 2009년에 유럽에 갔을 땐 한국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 “KOREA에서 왔다”고 하면 “NORTH KOREA냐?”고 묻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유럽에서는 한국보다 북한이 더 유명했다.

2011년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영국에서 공연을 마치고 무대 뒤로 나왔는데 영국의 소녀들이 우리에게 다가와 샤이니를 아냐고 물었다. 2013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휩쓸고 난 뒤였다. 동양인을 평생 보기도 힘든 프랑스 남부 시골 마을의 아침 체조 음악이 강남스타일이었다.

2014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일주일간의 김치페스티벌에 덴마크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페스티벌을 도왔다. 오직 한국이 좋아서였다. 2017년엔 유럽의 각 랜드마크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으면 현지 유럽 사람들이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자기가 본 한국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같은 이유들과 분명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비아트리오는 유니버셜뮤직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쪽에서는 4번째 초대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유력한 월드뮤직레이블과 유럽진출에 대해 이야기 중이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모두 5번, 아리랑을 들려주려고 270일간 유럽에 머물렀다. 우리 안의 아리랑은 이미 6번째를 향하고 있다.

송힘 월드뮤직앙상블 ‘비아트리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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