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를 넘겨 라식ㆍ라섹 등과 같은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안구건조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태영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팀은 2010년 3월~2014년 2월 시력교정술을 받은 98명을 수술 후 안구건조증이 생긴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다.
안구건조증이 생긴 그룹의 평균 연령은 34.7세였는데, 그렇지 않은 그룹의 평균 연령은 28.3세였다. 연령 이외에 수술 전 콘택트렌즈 착용 여부나 수술법 등은 안구건조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정 교수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시력교정술을 받은 뒤 안구건조증이 잘 생기는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각막 신경 세포나 기름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기름샘은 눈에 있는 눈물층을 기름으로 코팅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름 코팅이 안 되면 눈물이 쉽게 말라 안구건조증에 취약해진다”고 했다.
이번 연구에서 안구건조증 환자 비율은 수술 전 46.1%에서 수술 후 62.2%로 증가했다. 시력교정술이 안구 표면에 있는 각막 신경세포를 손상해 눈을 둔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눈이 둔감해지면, 자극을 받아도 눈물이나 깜빡임 등의 반응을 하지 못해 안구건조증이 잘 생긴다. 수술 후 손상된 각막 신경세포가 회복하는 데는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걸린다.
대부분은 이 기간이 지나면 안구건조증도 자연히 회복된다. 하지만 나이가 많거나 안구건조증이 원래 있다면 만성적으로 악화될 위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 교수는 “이런 사람은 눈 상태를 고려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시력교정술을 받는다면, 수술 전후로 안구건조증 치료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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