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어린이 비염, 최근 5년 새 3배 증가
폭염과 고온 현상이 연일 이어지면서 에어컨 같은 냉방기 의존도가 높아졌다. 에어컨을 가동하는 실내에서 많이 생활하면서 어린이들이 냉방병은 물론이고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에 노출하기 쉽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에어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지나친 에어컨 사용은 어린이 비염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함소아한의원에 따르면, 7, 8월 어린이 비염 환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5년 새 3배 가량 증가했다.
여름 기운은 한 마디로 ‘덥고 습한 기운’이다. 덥고 습한 기운이 몸에 쌓이지 않고 순환하려면 땀을 잘 흘려야 한다. 더울 때 땀을 흘리는 것이 당연하다 여길 수 있지만 에어컨, 선풍기 등으로 흘려야 할 땀이 흐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대표적 여름병인 냉방병도 지나친 냉방으로 땀을 충분히 흘리지 못해 생긴다. 활동량이 많아 어른보다 열이 많은 어린이의 경우 땀을 통해 열을 배출해야 하는데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비염이나 아토피 등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조백건 평촌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은 “봄, 가을 환절기에 어린이 비염이 많지만 최근 여름철에도 어린이 비염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에어컨 사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실내 온도가 너무 낮거나 에어컨을 오래 켜 두면 갑작스러운 온도 차로 코 점막이 자극을 받아 비염 증세가 생기거나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이가 비염에 걸리면 식욕이 떨어지고 숙면도 하지 못해 면역력도 약해진다. 치료를 소홀히 하면 감기ㆍ천식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어컨 온도는 실외온도와 5도 정도 차이가 나는 게 적절하다. 습도는 50~60%를 유지해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도록 한다. 자녀들이 덥다고 냉방 잘 되는 곳이나 에어컨 틀어 놓은 집 안에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여름은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한낮 더위는 피하되 가벼운 야외활동을 하면서 땀을 배출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호흡기 건강을 유지하려면 여름에도 가능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물을 많이 마시게 한다. 에어컨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지고 건조하면 자녀의 면역력 증진에도 방해가 된다. 수분 섭취를 위해 제철 과일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일에는 수분은 물론 신진대사에 도움 주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참외나 수박 같이 성질이 차가운 여름 과일은 몸의 열을 내려준다. 또한 무더위에 찬 음식을 먹고 난 뒤라면,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조 원장은 “동병하치(冬病夏治)란 말이 있는데, 삼복기간 중에 면역력을 충전해 환절기까지 건강을 이어간다는 의미”라며 “여름 기후에 잘 적응하고 건강 관리를 한 아이들은 추운 계절에도 탈이 없다”고 했다. 그는 “어린이의 여름철 비염, 감기, 냉방병에는 ‘동병하치’의 삼복첩(강즙, 백개자, 사인 등의 약재가 함유된 밴드를 혈자리에 붙여 호흡기 건강을 충전하는 요법)과 인삼, 오미자로 만든 생맥산차가 아이의 면역력과 기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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