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부족한 점 많았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존경 받는 기업인 되려는 뜻 펴기도 전에…”
“대통령에게 부탁하거나 기대한 적 결코 없어”
“욕심 채우려 어찌 국민연금에 손해 끼칠 수 있나”
1심 선고 구속만기 이틀 전 25일 오후2시30분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두 분 판사님.
지난 5개월 동안 복잡한 재판을 세심하고 훌륭하게 진행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한번 모든 걸 내려놓고 자신을 돌아볼 계기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몇 개월 재판 과정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히 특검에서 제기한 공소사실도 인정할 수 없었지만 하나 깨달았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도 못했고, 이게 모두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울먹이며)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 모든 임직원 선배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계속 울먹이며) 창업자인 선대 회장님 (말을 잇지 못하고 한동안 울면서, 물 한 잔 마시고 눈가에 눈물을 훔침) 삼성을 글로벌기업으로 키워주신 회장님 뒤를 이어 받아 (말을 잇지 못하고 물 한 번 더 마시고 울먹이며 기침) 삼성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 일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회사가 커질수록, 국민과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졌습니다. 모든 게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을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기업인이 되어 보자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목이 메어)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버리니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한가지만 꼭 말씀 드려야겠습니다. 제가 제 사익을 위해서나 제 개인을 위해서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기대를 한 점은 결코 없습니다. 그리고 변호인도 말했는데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 부분도 꼭 하나 말해야 될 것 같습니다. 특검과 세간에서는 삼성물산 합병으로 제가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게 아닌가 의심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결코 아닙니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제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그 부분은 정말 억울합니다. 오해와 불신 풀리지 않는다면, 저는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재판장님 이 오해만은 꼭 풀어주십시오.
삼성을 아껴주신 많은 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하고 큰 실망 안겨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반성하고 사과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두분 판사님 말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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