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 적용
"운전자에 충분한 휴식 보장 안 해"
경찰이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하다 7중 추돌사고를 낸 버스기사 소속 업체 경영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경찰청은 오산교통 대표 최모(54)씨와 그의 아들이자 전무인 최모(33)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3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운전자에게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지 않는 등 업무상 과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사고 자체는 버스가 냈지만, 경영진이 운전기사들에게 규정된 휴식시간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등 규정을 지키지 않아 해당 기사가 졸음운전을 한데 책임이 따른다고 판단했단 얘기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당시 업체에 업무상 과실을 적용한 적이 있지만 교통사고에서는 이런 사례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최씨 등에게 보험료를 아낄 목적으로 버스 수리비를 운전사들에게 떠넘긴 혐의(공갈)도 적용했다. 운전사에게 수리비를 일부 부담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위협하는 수법으로 30여 차례에 걸쳐 4,000만원가량을 내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달 9일 오후 2시40분쯤 이 회사 소속 운전기사 김모(51)씨는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상행선 양재나들목 근처에서 빗길 졸음운전을 하다 7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버스에 처음 부딪힌 K5 승용차에 타고 있던 50대 부부가 숨졌고, 다른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16명이 다쳤다. 사건 이틀 뒤인 11일 오산교통을 압수수색 한 경찰은 26일 최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 김씨는 17일 구속됐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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