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분간 통화… “북핵 평화적, 외교적 해결”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 일어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 선제 타격론에 에둘러 우려를 표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전 7시 56분부터 56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데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한미 양국이 국제사회와 협력해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로 북한이 핵ㆍ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8월 말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전후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고조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고 대응하기 위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자”고 당부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의 자체 방위력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지난 7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협의한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며 “핵 문제를 궁극적으로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평화적 외교적 방식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북한 선제타격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간접적으로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전날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점을 언급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등 확고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도 “이번 결의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북 대화 제안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물었고, 문 대통령은 북한에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한미FTA는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한국 대표 통상교섭본부장이 최근 임명된 만큼 앞으로 양측 관계 당국 간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