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수업혁신을 위해 초ㆍ중ㆍ고교의 모든 시험에 책을 꺼내놓고 보는 ‘오픈북’ 테스트 도입을 고민 중이다”고 밝힌 것에 대한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적절한 교육 개혁’이란 긍정적인 의견과 단순하게 ‘답을 베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대학에서 오픈북 시험을 경험해 본 2030 선배 세대의 의견도 엇갈리긴 마찬가지였다.
7일 취업 포털 업체인 인크루트와 온라인 서베이 플랫폼인 두잇서베이가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오픈북 도입이 4차 산업혁명 대처를 위한 적절한 방법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보통이다’(45%)와 ‘그렇지 않다’(28%), ‘그렇다’(18%) 순으로 나타났다.
오픈북 테스트가 가져올 효과에 대한 의견도 다양했다. 먼저 ‘오픈북 시험이 학생들의 창의력이나 사고력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37%)와 ‘보통이다’(33%), ‘동의한다’(30%) 등의 순이었다.
또한 ‘오픈북 시험 도입이 학생들의 학력 저하를 가져올 것으로 보느냐’란 질문에선 ‘그럴 것’(46%)과 ‘보통’(31%), ‘무관할 것’(22%)이라고 답하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반면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응답자의 절반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20%)’, ‘약간 동의하지 않는다(30%)’고 답했고 이어 ‘보통이다’(32%), ‘동의한다’(17%) 등이 뒤를 따랐다.
초중고 교사들의 평가 자질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높았다. ‘초중고 교사들이 오픈북 시험을 평가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보는지’와 관련, ‘부정적이다’(47%)와 ‘긍정적이다’(16%)는 크게 엇갈렸다.
‘오픈북 시험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은지’에 대한 질문에도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실제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20%)와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30%)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부정적으로 답했다. 이와 함께 ‘약간 동의한다’(13%)와 ‘매우 동의한다’(4%) 순이었다.
오픈북 시험 도입 여부에 대해선 ‘현 입시제도를 개혁한다는 조건 하에 찬성하겠다’(34%)고 답했으며 ‘반대’(31%), ‘잘 모르겠다’(26%) 등이었다. 하지만 ‘현 입시제도 내에서 찬성한다’는 입장은 9%에 그쳤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서열화된 평가 체제는 우리나라 교육체제의 변화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 중 하나”라면서도 “학생들의 교육과 직결된 문제이니만큼 개혁의 방법에 있어서는 보다 신중하고도 예민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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