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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남성 역차별” 괴문서에 사내 분노 들끓어

입력
2017.08.0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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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분량… 여성 비하ㆍ혐오 표현 곳곳에

“보수주의자 따돌리는 문화 없애야” 주장도

구글 캠퍼스를 지나는 한 여성. 구글 제공
구글 캠퍼스를 지나는 한 여성. 구글 제공

구글의 기업문화가 다양성 추구라는 명분 아래 좌편향적인 문화로 남성을 역차별한다는 주장을 담은 익명의 괴문서가 나돌면서 문서 작성자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

6일(현지시간) IT전문 블로그 ‘기즈모도’를 통해 공개된 10쪽 분량의 이 문서는 구글의 한 중견 엔지니어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이상적인 생태계’라는 제목의 문서는 다양성과 채용 문제를 먼저 거론했다.

문서 작성자는 “구글의 좌편향 문화가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침묵하게 만드는 단일체계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술 직업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는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것인데도 마치 여성 혐오 때문인 양 포장되고 있다는 논리를 들이댔다.

여성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보다 단순히 미적인 것에 관심이 많고, 참을성이 부족하다는 등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도 담겼다. “여성은 더욱 불안해하고 신경질적이며 스트레스는 못 참는다”는 등 여성 혐오적인 표현도 재차 등장한다. 문서 작성자는 구글이 보수주의자를 따돌리는 기업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니엘르 브라운 구글 부사장은 문서 공개 수시간 후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젠더에 대한 옳지 않은 가정(incorrect assumption)을 담고 있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가 인정하고 사내에서 북돋우려는 관점과는 거리가 멀다”고 경계했다.

이번 괴문서 사건은 최근 우버 등 실리콘밸리 IT기업에서 잇달아 성추행 추문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여성 근로자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다. 구글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는 한 여성 프로그래머는 트위터를 통해 “인사팀이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입사 후 처음으로 이 회사를 떠나는 것을 고려해보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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