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윤영삼/사진=넥센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넥센 윤영삼(25)은 '1군 데뷔전' 이야기만 나오면 쑥스러운 듯한 웃음과 함께 고개를 숙인다. 혹독했던 기억의 잔상은 3년이 지난 지금도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다.
2011년 2라운드 전체 13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그는 1군 마운드에 서보기도 전에 2차례나 팀을 옮겼다. 2011년 말 2차 드래프트로 NC로 이적했고, 2013시즌 뒤에는 또 다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기다렸던 1군 데뷔전은 넥센 시절이던 2014년 5월7일 목동 NC전에서 이뤄졌다. 손꼽아 기다려온 날이지만 아픈 추억이 됐다. 구원 등판한 그는 4이닝 11피안타(3홈런) 6볼넷 4탈삼진 12실점의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그는 "팬들은 경기장을 나가기 시작하고, 나 혼자 마운드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너무 외로워 눈물이 날 뻔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경기는 6회 강우 콜드가 선언되면서 넥센은 5-24로 졌다. 윤영삼은 "비가 오지 않았다면 (최다 실점으로) KBO 역사를 새롭게 쓸 뻔했다"고 농담 섞어 말했다.
이제는 웃으며 떠올리지만 어린 마음에 받은 상처는 컸다. 윤영삼은 "그 날 경기가 항상 기억에 남아 있었다"며 "만나는 사람마다 다 그 이야기를 하니 더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데뷔전 이야기가) 정말 싫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다시 1군 마운드를 밟기 위해서는 그가 반드시 이겨내야 할 일이기도 했다. 윤영삼은 "나중에는 그 이야기를 내가 즐기게 됐다. '12점을 줄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며 웃음지었다.
그는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튿날인 5월8일 1군에서 말소됐고, 그 해 다시는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고, 이후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치면서 더 단단해졌다. 윤영삼은 "군대에 가면서 '다시 태어나자'라는 생각을 했다"며 "재활을 끝내고 올 시즌 초반 몸을 만드는데 점점 좋아지더라. 자신감도 생겼고, 기회도 왔다"고 말했다.
윤영삼은 지난 6월15일 고척돔에서 1,135일 만에 다시 1군 마운드에 섰다. 상대팀은 공교롭게 또 NC였다. 그는 4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설욕투'를 선보였다. 윤영삼은 "내려놓고 던지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잘 됐다.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고 말했다. NC전 악몽도 지워간다. 윤영삼은 "이제 자신감이 생겼다. NC를 만나도 걱정하지 않는다"며 "NC 형들이 '우리 팀 경기에 나오라'며 장난을 쳐도 '이겨냈다'고 답해준다"고 웃었다.
이제 그는 팀 마운드의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시즌 10경기에 나와 26이닝을 소화하며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 중이다. 점차 중요한 상황에 나서며 입지도 넓혀가고 있다. 윤영삼은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 못 던지면 더 인상적으로 남기 때문에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확실히 긴장감이 있으니 더 집중하게 되고, 재미도 있다. 앞으로 나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군 마운드의 기억도 다시 써 내려간다. 윤영삼은 "올 시즌 계속해서 1군에 있고 싶다. 항상 잘 던지면 좋겠지만, 위기도 있을 것이다. 그 위기를 잘 넘기고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 "고 힘주어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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