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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확대 정책, 적용 가능 차종은 ‘0’

입력
2017.08.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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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대책 ‘전시 행정’ 우려

5인승 이하 레저용도 적용 불구

낮은 수익성 탓 출시된 모델 없어

“중형 승용차까지 허용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달 말 미세먼지 감소대책의 하나로 추진된 액화천연가스(LPG) 연료 규제완화 방안이 5인승 이하 레저용(RV) 차량에 국한돼, 결국 ‘전시 행정’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출시모델 중 LPG를 사용할 수 있는 5인승 이하 RV 차량이 없는 데다 RV나 LPG 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관련 모델 출시에 난색을 보이기 때문이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 올해 상반기 LPG와 RV 차 국내 판매량은 큰 폭 하락했다. LPG와 RV 차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각각 5만9,862대와 25만2,987대를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9.9%, 6.8% 감소했다. 자동차협회 관계자는 “LPG 차는 2011년부터 7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RV 차량도 2015년에 판매량(54만8,775대)의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RV 차의 경우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LPG 차량은 휘발유나 경유에 비해 연비가 낮아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달 24일 LPG 연료 사용범위를 5인승 이하 RV로 확대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정작 해당 차량 출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방침을 따라 신차개발에 나설 업체는 없을 것”이라며 “게다가 5인승 이하 RV LPG차를 지금부터 개발에 나서더라도 완성되기까지는 2~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여 현 정부 임기 동안 출시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기존 RV모델을 5인승 이하로 부분 변경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판매모델 중 RV 비중이 높은 쌍용차 관계자는 “LPG는 디젤보다 엔진 출력과 연비 면에서 뒤쳐져, 승용차보다 차체가 무거워 힘 있는 엔진이 필요한 RV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엠(GM)은 “GM이 한국에서만 따로 부분변경 한 모델을 출시한 사례가 지금껏 없다”며 관련 모델 출시에 선을 그었다. 다만 LPG엔진 기술에 경쟁력을 갖춘 르노삼성만 5인승 SUV인 ‘QM6’에 LPG엔진 모델을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LPG 차 규제완화가 미세먼지 감소대책으로 효과를 거두려면 운행 비중이 높은 2,000㏄급 중형승용차까지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2,000㏄ 중형 승용차 중에는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 르노삼성 ‘SM5’, ‘SM6’ 등 인기차종이 많아 규제가 풀릴 경우 판매량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부 부처가 LPG사용 규제완화 범위를 RV 이상으로 풀면 LPG 공급이 급격히 늘어 가격이 오른다며 반대해 5인승 이하 RV로 한정됐다”며 “하지만 미국 셰일가스 생산량 증가로 LPG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LPG차를 중형차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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