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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ㆍ장마ㆍ폭염 ‘3중고’…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입력
2017.08.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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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등 채소값 평년 훨씬 웃돌아

청상추 도매가는 108%나 폭등

과일ㆍ축산물 가격도 고공행진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채소 가격을 비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기장군에서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최근 가게 벽에 ‘물가 상승으로 추가 김치 제공이 어렵습니다’는 문구를 써 붙였다. 박씨는 “채소값이 너무 비싸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김치를 한 번씩만 제공하고 있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가뭄ㆍ장마ㆍ폭염 ‘3중고’에 채소와 과일값이 폭등하며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고 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가격’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주요 25개 농축산물 가운데 20개 품목이 평년보다 가격이 높았다. 대표적인 피서철 나들이 품목인 청상추는 4㎏ 기준 도매가격이 4만5,357원으로, 평년보다 107.8% 올랐다. 이는 3일 7만2,000원대에서 그 나마 떨어진 것이다. 밭 작물이라 비와 더위에 잎이 마르거나 짓무르는 등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배추(43.2%) 무(91.6%) 시금치(66.7%) 양배추(54.3%) 등의 가격도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돌아 식탁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가뭄과 장마, 폭염으로 이어지는 ‘삼중고’로 채소 시세가 높게 형성되고 있다”며 “선선한 날씨가 찾아오는 9월 중순은 돼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일과 축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우박 습격에 이어 주산지인 전북이 폭우 피해를 입은 수박은 평년 대비 15.6% 올랐다. 여름에 자주 찾는 포도도 39.1%나 높았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영향 탓에 계란 값도 48.2%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주요 먹거리 품목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1% 상승해 2012년 1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한편 세계식량가격지수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2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3% 상승한 179.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월(178.9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밀ㆍ설탕 가격이 오르면서 하반기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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