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 혁신안 발표 ‘마이웨이’에
천정배, 정동영 “사당화의 증거”맹비난
호남계 의원들 “安 불출마” 7일 또 촉구

국민의당 차기 당권 경쟁이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 천정배ㆍ정동영 의원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강소야당을 골자로 하는 자체 혁신 방안을 내놓으며 출마의 당위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고, 두 호남 중진 의원은 호남 민심 악화와 사당(私黨)화 방지를 각각 지적하며 안 전 대표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안 전 대표는 6일 국회에서 혁신비전 간담회를 열고 ‘작지만 강한 야당, 지방선거 승리 정당’ 등 2대 혁신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30% 이상을 정치신인으로 채우고 당직을 개방하는 것은 물론, 전국 17개 지역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구조로 당을 혁신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당 일각의 출마 반대 움직임에 대해 “당 지지율 5% 이하인 상황에서 당이 소멸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냐. 보약이 아니라 독배라도 마시겠다”는 말로 출마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천정배ㆍ정동영 의원은 안 전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더 올리며 항전 의지를 불태웠다. 천 의원은 안 전 대표의 혁신안 발표 전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의 출마로 호남인 등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안 전 대표에게 호남은 극복과 배제의 대상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 당을 ‘안철수당’이라 불렀지 않았냐”며 “사당화의 성적표가 (당 지지율) 5%다. 이런 지도력을 또 1~2년 더 가지고 간다는 것은 당이 소멸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세 당권 주자들의 비난전이 본격화하면서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반(反)안철수 정서도 동시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안 전 대표의 출마 재고를 촉구하는 연판장을 작성했던 조배숙 의원 등 10명의 호남계 의원들은 이날 저녁 회동을 갖고 향후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조 의원은 회동 후 “7일 오후 5시 안 전 대표와 면담을 갖고 출마를 재차 만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출마를 고민 중인 김한길 전 의원도 이날 “전당대회가 당을 살리는 계기가 돼야지, 친안 대 비안으로 가는 것은 당을 죽이는 것에 불과하다”며 안 전 대표 출마 반대 흐름에 동참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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