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무산 외상공사 불가피
의회 자금조달 과정 송곳 검증
강원도가 춘천시 중도에 추진 중인 레고랜드 테마파크 투자사인 영국 멀린사가 공사비에 금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공사비 부담을 덜어내려던 강원도의 구상이 수포로 돌아가 ‘외상공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6일 강원도에 따르면 영국 멀린사는 이사회를 열고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테마파크 본공사비 1,500억원 투자안을 부결했다. 현재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5,000억 원 가량의 투자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가 재원 투입에 난색을 표한 것이다. 다만 멀신사는 레고랜드 호텔 조성과 테마파크 시설물 등에 1,650억 원을 투자키로 결정했다.
강원도와 테마파크 시행사 엘엘개발㈜은 공사비 2,300억 원을 자체 조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도와 엘엘개발은 테마파크 주변 부지(36만 3,600여㎡) 매각해 공사비를 조달키로 하고 4월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착공 후 6개월이 지난 뒤 2개월 마다 공사비를 정산해 주겠다는 외상공사 계약이다. 문제는 당장 부지매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도유지를 팔기 위해서는 도의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도의회 안팎에서 레고랜드 조사특위 구성이나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레고랜드는 춘천시 상ㆍ하중도 일원 106만 8,000여㎡에 완구 테마파크와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4년 4월 외국인 투자지역에 지정되면서 본격화됐으나 하중도 선사 문화재 보존문제에 이어, 시공사 변경 등으로 착공시기가 예정보다 2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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