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으로 국가암검진을 받은 간암 고위험군은 검진을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암 조기발견 가능성은 최대 2.6배 높고, 사망 위험은 24%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6일 2003년부터 실시 중인 국가 간암 검진의 효과를 평가한 ‘국가간암감시검사가 간암 조기발견, 사망, 의료비용에 미치는 영향’(경북대 권진원 교수, NECA 신상진 연구위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0년에 간암으로 확진된 환자의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기적인 간암 검진은 암 조기발견율을 크게 높였다. 간암 진단 전 2년간 한 번도 국가암검진을 받지 않은 ‘미검진군’에 비해 검진을 한 번이라도 받은 ‘검진군’은 조기에 간암을 발견할 확률이 1.82배 높았고, 2번 이상 검진을 받은 그룹에서는 그 확률이 2.58배 높았다.
사망위험도는 검진군이 훨씬 낮았다. 간암 확진 시점부터 2015년까지 추적 조사한 결과 검진군은 비검진군에 비해 사망위험도가 18.5% 낮았고, 2번 이상 검진을 받은 그룹에서는 23.8% 낮았다. 검진 여부에 따라 의료비용도 차이가 났다. 확진 시점부터 2015년까지 비검진군의 총 의료비용은 평균 3,212만원, 검진군은 평균 3,826만원으로 검진군이 더 많았다.
하지만 성별, 연령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통제한 뒤 검진 여부가 1일 평균 의료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을 때는 1회 이상 검진군과 2회 이상 검진군의 1일 의료비는 미검진군보다 각각 25%, 30% 낮았다. 연구책임자인 권진원 경북대 약학대 교수는 “간암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간암을 보다 조기에 발견하고 사망률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검군에서 총 의료비용이 높게 나타났지만, 이는 검진군이 조기 간암으로 진단돼 치료를 받으면서 더 오래 생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만 40세 이상 고위험군(간경화증이나 B형 간염바이러스 항원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자)을 대상으로 6개월 마다 간 초음파검사와 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 간암검진 수검률은 2004년 2.41%에서 2009년 18.03%, 2014년 41.1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남성, 고연령층, 저소득층, 동반질환 또는 장애가 있는 집단은 수검률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폐암에 이어 2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암종으로 특히 40∼50대에서는 사망원인 1위 질환이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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