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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현실적 연기? 친밀감과 서민적 느낌 때문”(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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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현실적 연기? 친밀감과 서민적 느낌 때문”(인터뷰②)

입력
2017.08.0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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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택시운전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송강호가 '택시운전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연기력으로는 남녀노소 이견이 없을 송강호지만, 그는 ‘연습 벌레’로 알려져 있다. 영화 ‘사도’에서는 영조라는 인물을 맡아 노쇠한 왕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기술적인 측면부터 많은 점을 신경 썼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밀정’ 촬영 당시에도 그가 시도 때도 없이 대사를 입에 달고 다니는 바람에 함께 촬영했던 후배 배우 공유가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그가 서울의 택시기사 만섭이 되기 위한 연습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섭이란 인물은 기능적인 것보다는 내가 얼마나 ‘진심을 담을 수 있는가’가 더 필요한 것 같다. 평범한 사람이 거대한 비극을 어떻게 체화시켜야 하나 마음의 준비를 정교하게 해야 했다. 이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동안 송강호는 수많은 작품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소화해 왔다. 그에게는 분명한 ‘송강호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그의 캐릭터를 하나로 모아놓는다면 언뜻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매 작품마다 그는 확실하게 또 다른 인물이 돼 관객과 만난다. 그래서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각양각색의 ‘보통 사람’이 담겨있다.

“특별히 캐릭터 연구를 잘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극중 인물처럼 보이는 이유는 내가 가진 서민성과 친근함 때문이지 않을까. 잘 생긴 배우가 택시에 앉아 있다고 생각해 봐라.(웃음) 택시운전사가 잘 생긴 사람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만섭은 외국인인 피터와 마찰이 생기면 거칠게 말도 한다. 그런데 욕설처럼 안 느껴진다. 외국인 비하도 아니다. 택시운전사에게 택시는 자기 공간이다. 그 공간만큼은 자기의 것이니까 편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게 리얼리티가 나온 것 같다.”

연기력과 흥행 면에서 최고인 것뿐만 아니라 평범한 우리네들을 표현해주기 때문에 그는 ‘국민배우’라고 불린다. 가끔은 그도 이런 수식어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하지만 송강호는 이를 “건강한 부담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책임감 까지는 아니지만 선배의 입장이다 보니까 도의적인 부담감이 있다. 업계에 있는 분들보다는 기다리고 봐주시는 많은 관객들 덕분에 고민하는 마음이 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 했다.

송강호가 '택시운전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송강호가 '택시운전사' 인터뷰를 진행했다. 쇼박스 제공

그와 함께 한국영화를 자랑스럽게 만든 여러 감독이 있다. ‘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는 송강호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작품을 함께 하는 봉 감독을 비롯해 김지운, 박찬욱 등 세계적인 감독으로 우뚝 선 감독들은 오랜 시간 자신들만의 색깔로 송강호를 꺼내왔다. 송강호가 느끼기에 각 감독들은 그의 어떤 점을 꺼내려고 하는 걸까.

“어려운 이야기다. 감독님들마다 다르긴 다르다. 모든 감독들이 내게 바라는 것일 수도 있고 전 배우들에게 바랄 수도 있지만, 공통점이라고 하면 정답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답은 이미 알고 있는데 정답 아닌 또 다른 정답을 원한다. 감탄을 한다면 그 부분일 것이다. 감독마다 작품의 성향과 색깔, 예술가로서의 취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내가 가지고 있는 빛깔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끄집어낸다.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애매하다.”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으로 한국영화인 ‘기생충’을 언급하며 송강호의 허락을 기다린다고 말한 바 있다. 송강호는 우선 현재 찍고 있는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을 마무리하고 6개월 후쯤에 ‘기생충’에 임할 예정이다.

“‘마약왕’은 현재 40%정도 찍었고 내년 7월쯤 개봉할 것 같다. 배경이 70년대이지만 정치적인 내용은 아니다. 마약쟁이 영화다.(웃음) 밝고 재미있다. 시대극과 다른 느낌을 줄 것이다. ‘기생충’까지 생각하고 있고, 그 이후엔 예정된 것이 없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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