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부터 양도세 강화
장기보유공제 혜택도 사라져
3주택 이상 보유자 보유세 20%포인트 상승
차익의 최대 62% 세금 내야
집을 2채 이상 갖고 있는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현재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집을 판 가격-집을 사들인 가격)에 6~40%의 기본세율(세법개정안 통과시 6~42%)을 매긴다. 여기에 3년 이상 보유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 양도차익의 10~30%를 공제해준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이 내년 4월1일부터 서울 전역(25개 자치구)과 경기 과천시, 성남시, 하남시, 고양시, 광명시, 남양주시, 화성 동탄2신도시, 세종시, 부산 7개구(해운대 연제 동래 수영 남구 기장 부산진) 등 전국 40개 시·구에서 집을 팔 땐 양도세를 매기는 기준이 싹 바뀐다. 우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없앴다. 여기에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를 더해 16~52%,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포인트를 더해 26~62%의 세율을 적용한다. 차익의 최대 62%를 세금으로 토해내야 한다는 얘기다.
본보가 4일 가현택스에 의뢰해 다주택자들의 실제 양도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 나는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금보다 양도세가 2배 이상 많아졌다. 2주택자인 A씨가 2012년 2억원에 사들인 주택을 지금 2억5,000만원(5년 보유 가정)에 판다고 가정할 때 양도차익 5,000만원에 대해 내야 할 양도세는 541만원이다. 하지만 내년 4월1일 이후에 팔면 내야 할 세금이 1,202만원으로 뛴다. A씨가 3주택자라면 내야 할 세금이 541만원에서 1,724만원으로 3배나 불어난다. 5년 보유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15%)를 받지 못하고 기본공제(250만원)만 받다 보니 과세표준이 올라간 탓이다.
2주택자의 양도차익이 5억원인 경우도 지금은 1억5,526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내년 4월 이후엔 2억4,568만원을 내야 한다. 3주택자 이상은 3억원으로 뛴다. 조중식 세무사는 “시세차익을 노리고 계속 보유하는 것보다 경우에 따라선 집을 미리 팔아 양도세를 아끼는 게 득”이라고 말했다.
부산 등의 지역에선 아직 집을 팔 시간이 있는 셈이지만 정부가 투기지역으로 묶은 서울 강남, 서초 등 11개구와 세종시는 이미 3일부터 양도세 중과 조치가 시행됐다. 이번 부동산 대책과 별개로 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 곧 바로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겐 기본세율에 10%포인트를 더해 16~50%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 4월 이후엔 8ㆍ2 대책에 따라 바뀐 양도세 중과 기준이 추가로 적용돼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를 더해 기본세율을 매긴다. 정부는 대책 발표 당시 이러한 부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현장에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당초 양도세 중과 시기를 내년 4월로 정한 것은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3주택자가 투기지역 주택을 팔 시간은 아예 주어지지 않았던 셈이다.
이동헌 세무사는 “분가한 자식에게 집을 증여하면 보유 주택 수를 줄일 수도 있다“며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게 유도하는 대책으론 미흡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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