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병이 만든 음식 던지고
요리 지적하며 부모 탓 발언 확인
軍검찰, 부인도 참고인 조사 예정
선임자 부족해 朴 징계위는 불발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나 박 사령관을 형사 입건했다고 국방부가 4일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중간 감사 결과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일부는 사령관 부부와 진술인의 주장이 엇갈리나 상당 부분이 사실로 밝혀졌다”며 “사령관 부인에 대해서는 군 검찰이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군인권센터가 박 사령관 부부의 갑질 의혹을 폭로함에 따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지시로 자체 조사를 벌여 왔다. 박 사령관의 공관에 근무 중인 병사 4명과 전역 병사 2명, 운전부사관, 육군 참모차장 재직시 부관 등 10명이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결과 박 사령관 부부는 공관병들에게 손목시계형 호출벨을 착용하게 하고 텃밭 농사를 시켰으며, 부인 A씨의 경우 공관병 요리를 지적하며 부모를 탓하는 발언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특히 아들 빨래를 공관병들에게 시켜왔으며, 공관병이 만든 음식을 공관병에게 집어 던지는 행동도 자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별도 징계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현행 법규상 군에서 3명 이상의 선임자가 있어야 징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는데 박 사령관의 경우 군내 서열이 높아 징계위 자체를 구성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군 검찰 수사 향방에 따라 현역 대장이 처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박 사령관이 형사 처벌된다면 2004년 업무상 횡령과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당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육군은 이날 창군 이래 처음으로 공관병을 운영하는 90개소, 100여명의 공관병에 대한 현장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공관병을 운영하고 있는 육군의 모든 장성급 부대를 대상으로 실시되며 감찰, 인사, 편제, 법무, 헌병 전문요원 등 20여명으로 구성된 통합점검팀이 인권침해, 사적운용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육군은 현장 전수조사를 바탕으로 공관병 운영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선진병영문화를 정착해 나가는 데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군과 공군도 공관 또는 관사 공관병의 운영 실태 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해·공군의 공관병은 모두 합해 약 50명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