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서울 주재 운전원
200여일은 업무 없이 자택근무
제주도감사위 감사 결과 드러나
제주도교육청 소속 서울 주재 운전원이 1년에 50일만 근무해도 6,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공무원은 운전업무 외에는 다른 업무도 없었고, 20여년간 자택근무를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2017년 제주도교육청 종합감사결과보고서’를 통해 도교육청 소속 서울 주재 운전원 복무관리가 부적정하다고 4일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1993년 12월 8일 서울 주재 운전9급 A씨를 채용해 서울연락사무소 및 서울 주재 사무실로 3년간 파견근무를 명령했다. 이어 1996년 12월 9일 자로 파견 기간이 종료되고 서울 소재 사무실 임대기간도 끝났지만 지금까지 20여 년간 그대로 근무하도록 했다. 도교육청은 A씨에 대해 파견 기간을 연장하거나 재택근무 명령이라도 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보완조치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자택에서 온라인 복무시스템을 이용해 출장신청 및 차량운행일지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연간 평균 근무 일수 299일 중 실제로 운전업무 수행을 위한 관내ㆍ외 출장은 겨우 50일 정도에 불과했다. 그 외 연간 근무 대기일수인 249일은 어떻게 근무했는지에 대한 복무상황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특별휴가를 제외한 휴가 내역도 전무했다.
근무일수가 정상 근무 일수의 17%에 불과했지만 A씨에게는 운전직 공무원과 똑같은 급여가 지급됐다. 운전6급까지 승진한 A씨의 지난해 연봉은 6,645만2,000원에 달했다. A씨는 또 특별한 업무 성과도 없음에도 성과상여금도 최고등급인 S등급으로 받았다. A씨는 내년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또 기관장이나 부서장이 집행하는 기관운영업무추진비를 A씨에게 교부해 직접 사용하도록 했다. 경비 집행도 법인카드를 이용하지 않고 A씨의 개인 신용카드와 현금을 먼저 쓰도록 한 뒤 일상경비 지정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본인 계좌로 이체하는 등 임시일상경비 집행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감사위는 “서울 주재 운전원은 매년 200일 상당을 아무런 공적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채 자택근무를 하는데도 급여를 지급해 인력 운영 대비 재정 효율성을 저해했다”며 “이같은 근무행태는 다른 직원들에게 상실감을 줄 수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감사위는 도교육감에게 서울 주재 운전원의 근무체계 개선 방안 마련과 함께 해당 공무원 복무관리를 장기간 소홀히 한 총무과에 대해서는 엄중 경고하도록 주문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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