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 중국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재(최종생산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나 부품) 흑자폭이 크게 줄면서, 앞으로 대중 무역흑자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양평섭 선임연구위원과 박민숙 선임연구원이 작성한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대중 무역수지 흑자는 2013년 628억달러에서 지난해 375억 달러로 40% 급감했다. 대중국 교역액 대비 흑자 비율도 1993년 13.5%에서 2004년 25.4%, 2013년 27.4%로 계속 늘었지만, 지난해는 17.7%로 감소했다.
대중 무역흑자가 준 것은 ▦중국 정부가 수입대체 정책을 추진하고 ▦가공무역(다른 나라에서 원재료나 반가공품을 수입한 다음 조립해서 다시 수출하는 것)을 규제하며 ▦한국 기업이 중국 현지 생산을 확대해 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중국 정부는 2000년대 후반부터 내수 중심 성장전략을 추진, 자본ㆍ중간재를 중심으로 자국제품을 쓰도록 하고 있다. 결국 대중 수출의 80% 이상이 중간재인 한국이 타격을 받게 되는 셈이다.
연구팀은 대중 무역흑자 규모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패널 자동차부품 석유화학제품 등 한국이 수출하는 주요 품목에서 중국이 자체 생산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항공부품 로봇 의약물질 등에서는 중국산 제품의 국내 수입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부품과 소재의 고부가가치화, 고도기술 체화로 중국산 제품과 차별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중국의 산업정책 변화로 형성될 새로운 수입 수요에 상응하는 맞춤형 공급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