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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ㆍ열대야… ‘제프리카’로 변한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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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ㆍ열대야… ‘제프리카’로 변한 제주

입력
2017.08.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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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마기간 강수량 44년만 최저

일부 산간마을 격일제 급수도 예고

3일 오전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낸 제주 한라산 백록담의 모습. 제주도는 올해 장마 기간(6월 24일∼7월 26일ㆍ33일간) 강수량이 평년(398.6㎜)의 23%인 90.2㎜로, 1973년(30.9㎜)에 이어 4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낸 제주 한라산 백록담의 모습. 제주도는 올해 장마 기간(6월 24일∼7월 26일ㆍ33일간) 강수량이 평년(398.6㎜)의 23%인 90.2㎜로, 1973년(30.9㎜)에 이어 44년 만에 가장 적었다. 연합뉴스.

올 여름 제주지역은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제프리카’(제주와 아프리카를 합친 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비가 내리는 날도 예년보다 적어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산간마을에 격일제 급수까지 예고됐다.

3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7월 한달 제주도 평균기온은 28.4도로 평년 25.7도와 비교해 무려 2.7도나 높았다. 이는 1961년 관련 기상통계가 작성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이다. 가장 무더웠던 7월은 1994년으로 평균 기온이 28.5도였다.

제주시의 경우 지난달 21일 낮 최고기온이 37.0도까지 오르며 7월 기준 최고기온 역대 2위, 연간 최고기온 역대 4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평년보다 북서쪽으로 크게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고 그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 다습한 남서류가 지속적으로 제주지역으로 유입되면서 기온이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일수도 7월 한달간 7.5일로, 평년 1.8일에 비해 3배 이상 늘면서 기상관측 이후 가장 많았다. 제주시 지역의 폭염일수는 14일로, 이틀에 한 번꼴로 폭염주의보가 반복됐다.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평균 최저기온이 기상관측 이후 가장 높은 26.1도를 보였다. 열대야일수(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도 25.5일(평년 10.4일)로 거의 한달 내내 이어지는 등 기상관측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44년만에 장마기간 강수량도 가장 적었다.

올해 제주지역 장마는 6월 24일부터 시작해 지난달 26일까지 33일간 이어졌지만, 강수일수는 8일(평년 18.3일)에 불과했다. 이 기간 강수량은 90.2㎜로, 평년 398.6㎜에 비해 23%에 수준에 머물면서 1973년(30.9㎜) 이후 가장 적었다. 다만 서귀포 성산, 표선, 남원 등 일부 지역에만 대기 불안정으로 국지성 폭우가 내려 같은 제주지역임에도 한쪽에서는 폭염이, 다른 한쪽에서는 ‘소나기 물폭탄’으로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강수량이 크게 줄면서 도내 주요 취수원의 취수량도 급감해 일부 산간마을에는 격일제 급수까지 예고됐다.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가뭄으로 급수난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에 따라 7일부터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 8개 산간마을에 격일제 급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도는 또 도심지역인 제주시 일부 지역도 새벽 시간대 공급량을 줄일 예정이다.

이는 중산간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어승생 1ㆍ2저수지와 주요 취수원인 삼양, 외도, 이호, 강정수원지의 발원지라고 할 수 있는 해발 1,700m 한라산 윗세오름 일대 강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강수량 부족 외에도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건축물이 크게 늘면서 물 사용량도 크게 늘고 있고, 1일 상수도 공급량 47만톤 중 55.5%인 26만850톤이 땅속으로 새 없어지는 등 상수도 누수율이 개선되지 않는 점도 격일제 급수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가뭄이 지속되면 격일제 급수도 불가피하게 장기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태풍이나 호우로 강수량이 늘어나 저수지와 취수원으로 유입되는 물이 많이 늘어나면 단기간에 정상급수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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