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1400만대 팔아 33% 점유율
배터리 안전 등 품질에 완벽 기해
1년 만에 애플 제치고 신뢰 회복
LG도 720만대 판매로 美서 3위
한국업체 점유율, 절반 넘어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인 미국에서 애플을 따돌리고 2분기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팔린 휴대폰 3대 중 1대가 삼성전자 제품이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의 리콜ㆍ단종 사태를 딛고 다시 찾은 1위 자리여서 의미가 크다. 세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LG전자도 미국에서만큼은 중국 업체들을 따돌리고 삼성전자ㆍ애플과 3강 구도를 형성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미국 휴대폰 시장에서 1,400만대를 판매하며 3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29.7%) 대비 3.6%포인트, 올해 1분기(24.9%)와 비교해서는 8.4%포인트나 뛴 성적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점유율 24%)의 안방인 미국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건 1년 만이다. 미국 시장 점유율 30%를 넘은 것도 2014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올 1분기 삼성전자는 점유율 24.9%로 34.5%를 기록한 애플에 크게 밀렸었다. 1분기에는 눈에 띄는 신제품이 없기도 했지만, 지난해 배터리 발화 문제로 리콜에 이어 조기 단종된 갤럭시노트7 사태의 영향이 컸다. 미국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단종을 결정하기 전까지 갤럭시노트7이 가장 많이 팔린 시장으로, 총 190만대가 회수됐다. 피해 규모가 다른 국가보다 컸던 데다, 애플의 텃밭이기도 해서 삼성전자가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우려를 완전히 씻어냈다. 삼성전자가 비교적 빨리 미국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출시 시기까지 미뤄가며 품질에 완벽을 기한 스마트폰 ‘갤럭시S8’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5단계였던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8단계로 늘리는 등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갤럭시S8를 개발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강한 LG전자 휴대폰도 선전했다. LG전자는 2분기 미국에서 720만대를 팔아 점유율 17.1%로 3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20.2%) 대비 3.1%포인트 떨어지긴 했지만 4위 ZTE(11.5%), 5위 모토로라(4.8%)와 큰 격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점유율을 합치면 50.4%로, 이 기간 미국에서 팔린 휴대폰 절반이 한국산이었던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와 V30를 공개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8의 첫 공개 무대를 뉴욕으로 잡아 미국 시장 공략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부품 부족 등 문제로 애플이 예년보다 늦게 아이폰8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갤럭시노트8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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