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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지지율 바닥 치자… 4대 포털에서 反정부 여론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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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지지율 바닥 치자… 4대 포털에서 反정부 여론 제압

입력
2017.08.0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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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촛불집회ㆍ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여파

SNS 장악 문건 청와대에도 보고

사정 칼날 MB 정면 겨냥할 수도

회사원ㆍ주부ㆍ학생ㆍ자영업자 등

사이버 외곽팀 구성 활동

대선 전 적발된 직원도 일원 추정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10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대선개입 의혹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10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대선개입 의혹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3일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이명박(MB) 정부 당시 국정원의 민간인 여론조작팀 운영 실태를 확인하면서 이른바 국정원 댓글부대의 전모가 처음 수면 위에 드러났다. 댓글부대 활동이 시작된 시기는 대체로 광우병 파동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열기 등으로 MB정부 지지율이 바닥인 시점과 일치한다. 국정원의 여론조작 사건에 정권 차원의 개입이 드러난다면 정치권에 핵폭탄급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적폐청산 TF에 따르면 국정원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하는 민간인 사이버 외곽팀을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운영했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 측근이었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취임한 지 석 달 만에 조직이 가동돼 18대 대선 때까지 운영된 것이다.

2009년 5월은 MB정부 2년차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등으로 정부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던 때다. 비등한 반정부 여론을 어떻게든 반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던 시점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했던 원 전 원장이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국정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던 2009년 2월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노무현 수사로 바뀌던 시점이기도 하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지 23일 만인 2009년 5월 23일 자살했고 이때부터 노 전 대통령 추모 열기로 온 나라가 술렁였다.

외곽팀 운영 목적은 당시 4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야후와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 글을 게재해 국정 지지 여론을 확대하고 사이버 공간의 정부 비판 글들을 종북 세력의 국정 방해 책동으로 규정,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것이었다는 게 TF의 결론이다.

TF의 진상 조사 결과 국정원은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던 2012년에는 30개팀 3,500명까지 조직 규모를 늘려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엄격히 막고 있는 공직선거법과 국정원 직원의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가정보원법 위반 여부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사이버 외곽팀 활동 결과를 종합해 국정원이 작성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장악 문건이 MB정부 청와대에 보고됐다는 사실도 TF는 이날 공개했다. 현 정권이 국정원 댓글 사건의 책임을 물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6월 네 번째 4대강 사업 감사에 착수하면서 MB정부에 날을 세운 바 있다. 당시에도 보복 감사라는 보수 진영의 반발이 컸지만, 문 대통령은 감사를 밀어 붙였다.

사이버 외곽팀 관리는 대북 정보 담당인 국정원 3차장 산하의 대북심리전단이 맡았다. 2009년 5월 아고라 대응 9개팀으로 시작된 사이버 외곽팀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집을 불려갔다. 불과 1년 반 만인 2011년 1월에는 24개팀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또 2011년 3월에는 트위터 외곽팀까지 만들어 이듬해 4월 6개팀으로 확대했다. 이로써 총선과 대선이 있던 2012년에는 총 30개팀이 사이버 여론 조작에 동원됐다.

사이버 외곽팀은 대부분 별도 직업을 가진 예비역 군인과 회사원, 주부, 학생, 자영업자 등 보수ㆍ친여 성향 인물들이었고 개인 시간에 활동했다고 TF는 전했다. 2012년 대선 직전 적발된 심리전단 직원 김하영씨도 이 같은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는 요원 중 한 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TF 관계자는 “향후 각종 자료를 정밀 분석해 관련자 조사 및 외곽팀 세부 활동 내용을 파악하는 한편 외곽팀 운영 이외 심리전단의 온라인 여론조작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도 규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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