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대표팀의 김호철(62) 감독이 세계선수권 아시아 예선전 경계 대상 1호로 중국을 꼽았다.
김 감독이 이끄는 배구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서 끝난 제 19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3위로 장식하고 3일 귀국했다. 대표팀은 당초 목표로 잡았던 4강 진출에 성공한 덕분에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에 영향을 끼칠 2019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시드 배정을 받았다. 덕분에 대표팀은 비교적 수월하게 올림픽 본선 무대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목표는 달성했지만, 카자흐스탄과의 준결승에서 패해 팬들에게 죄송스럽고 감독으로서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대회 카자흐스탄과의 준결승에서 2-0으로 앞서다가 세트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대표팀은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다시 짐을 싸야 한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이 10일부터 5일간 이란 아르다빌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아시아에 배정된 2018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출전권은 총 4장이다. A조에서 이미 일본과 호주가 2장을 가져간 상황에서, 한국은 이란, 중국, 카자흐스탄, 카타르와 B조에서 나머지 2장의 출전권을 놓고 경쟁한다.
절대 강자 이란이 한 장을 이미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 중국, 카자흐스탄과 나머지 한 장을 놓고 3파전을 벌인다.
한국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카자흐스탄과 1승 1패를 주고받았다. 8강 플레이오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눌렀지만 준결승에서는 역전패당했다. 김 감독은 “카자흐스탄은 높이가 있는 팀이고 시작할 때 보다 (경기) 마지막으로 갈수록 정비가 된 팀”이라면서 “두 번 경기해봤으니 아마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대표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중국을 꼽았다. 그는 “가장 겁나는 상대는 아마 중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높이와 스피드가 모두 좋은 중국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8강 플레이오프에서 중국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 했지만 세계선수권대회 본선행 티켓이 달린 무대에서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감독은 무릎 수술 후 대표팀에 합류한 문성민(31ㆍ현대캐피탈)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문성민의 컨디션이 정상의 80~90%로 올라왔다”며 “이란 대회에서 풀가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라이트 자리에는 이강원(27ㆍKB손해보험)이 무조건 선발 출전하고, 문성민은 상황에 따라 라이트 또는 레프트로도 다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6일 이란으로 떠나는 촉박한 일정인 만큼 대표팀 명단에 변화를 가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대표팀은 이날 하루 쉬고 4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 모여 세계선수권 예선전 준비에 들어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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