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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올랑드표 노동개혁…과실은 마크롱이 딴다

입력
2017.08.0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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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사회당 몰락 부른 정책 효과

고용시장 활기 등 경기 회복세

실업률도 한 자릿수 하향 전망

지지율 폭락 마크롱 반전 기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영부인 브리지트 트로뉴. 파리=AP 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영부인 브리지트 트로뉴. 파리=AP 연합

프랑스의 중소 전기설비 회사 시브사(社)를 경영하는 프랑크 다테씨 얼굴에는 요즘 화색이 돈다. 몇 년간 이어진 불황으로 감원 등 긴축운영을 해야했지만 최근 주문이 물밀듯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6월 이후 관리자, 중간관리자, 하급 직원 등 인력을 10명이나 충원했다”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입찰 건수도 2배로 늘었고 사람도 그만큼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콧노래를 불렀다.

만성적 고(高)실업률로 허덕이던 프랑스 고용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올랑드 전 대통령과 집권 사회당의 몰락을 가져온 이른바 ‘올랑드표 노동개혁’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전임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산업장관을 지내며 노동유연성 강화를 골자로 한 노동법 개정에 앞장섰지만, 정작 사회당원은 아니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그 과실을 톡톡히 누리는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취임 이후 합참의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드러난 제왕적 태도, 리비아 사태 중재와 STX프랑스 매각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이탈리아와의 갈등 등으로 지지율이 40%대로 폭락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반전 계기가 찾아온 셈이다.

프랑스의 각종 경제 지표에는 모두 파란 불이 들어왔다. 올 1, 2분기 프랑스 실업률은 9.6%(유로스타트)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실업률이 한 자리 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프랑스의 대표적 취업포털 리존잡 구인건수는 1년 전보다 40%나 증가했다. 프랑스 통계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011년 이래 가장 높은, 1.6%로 전망하고 있으며 채용을 늘리겠다는 경영자도 지난해보다 8.2%나 늘어나는 등 경기 회복의 선행지표도 희망적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를 경영상 해고범위 확대ㆍ기업별 노사협약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전임 올랑드 정부의 노동개혁 효과로 보고 있다. 프랑스의 경제연구소 아스테레의 니콜라스 부조 소장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프랑스 고용시장의 회복은 전임 올랑드 정부가 2016년 시작한 노동개혁과 조세개혁 효과 때문으로 본다”며 “재취업 교육 강화, 고용시장 규제 완화 등의 개혁 프로그램이 지속된다면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당과 선긋기를 하며 ‘비즈니스 프렌들리’ 노선을 표방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취임 이후 근로시간을 기업별 협약에 맡기는 등 앞선 대통령마다 손보려했던 주당 근무시간 35시간 규제 완화를 좀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마크롱표 노동개혁’으로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다. 전투적 노조인 프랑스노동총동맹(CGT)이 9월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노동계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압도적 과반을 차지하는 의회의 힘으로 정면돌파할 기세다. 유럽의 대국에 등장한 30대 대통령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취임 이후 미욱한 행보로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린 마크롱 대통령이 경제 회복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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