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지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3일 8ㆍ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5ㆍ9 대선 패배 후 채 석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정치 재개를 선언한 것이다.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이 이미 전대에 나선 데 이어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으로 전대 구도는 출렁이게 됐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결코 제가 살고자 함이 아니라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100여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다”며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과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당 대표 출마 선언은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12일 대국민사과를 한 지 22일 만이다.
그러나 당 소속 의원 12명이 안 전 대표의 전대 출마 반대 성명을 내는 등 내홍도 가시화하고 있다. 주승용 의원 등은 성명에서 “안 전 대표의 출마는 정당정치에서 책임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박지원 전 대표와 일부 초ㆍ재선 의원 등이 출마를 강하게 만류하자 이날 오전 한 차례 회견을 미뤘지만 결국 전대 출마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의 출마를 촉구한 원외 위원장 109명 등 당내 안 전 대표 지지세가 만만치 않으나, 호남 의원들과 동교동계 중진 등이 반발하는 상황에 정동영 천정배 의원의 저력을 감안할 때 3주 남은 전대에선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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