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직격탄을 맞은 롯데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롯데마트는 긴급 자금 추가 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0% 감소한 8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6조9,228억원으로 4.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1억원으로 95.0% 줄었다.
이는 중국이 지난 3월 15일 '한국 관광 금지령'을 시행하는 등 '사드 보복'을 본격화한 충격이 2분기(4∼6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국내에서는 백화점 매출 회복이 지연되고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다"며 "해외에서는 사드 사태 영향이 이어져 중국 점포 매출 감소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은 2분기 매출이 5.6% 감소, 영업이익은 400억원 규모로 55.6% 급감했고, 중국 매장 대부분이 영업정지 상태인 롯데마트도 중국 매출이 무려 94.9% 급감한 영향 등으로 인해 매출이 7.9% 줄었고, 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현재까지 5,000억원(추정치)의 손실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롯데마트는 지난 3월 롯데그룹 결의로 증자와 차입으로 마련한 자금 3,600억원이 조만간 바닥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회사채를 발행해 3,000억∼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는 2분기 매출액이 5,545억원으로 0.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1억원으로 7.1% 감소했다. 중국법인 상반기 매출은 사드 사태 여파 등으로 지난해 379억에서 올해 194억원으로 48.8% 감소했다.
중국 관광객 감소로 위기에 처한 롯데면세점도 '한국 관광 금지령' 이후 중국인 매출이 30% 급감, 전체 매출이 2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북한의 ICBM급 '화성-14' 2차 발사에 대한 대응조치로 정부가 사드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 임시배치하면서 사드 사태가 장기화 할 것으로 보여 롯데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관계자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이던 한중 정상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했으나 지금 분위기에선 이마저도 어려워 보인다"며 "사드 추가배치로 중국의 보복이 장기화한다면 내년 평창 올림픽 이전에는 정상화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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