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8·2 부동산] “10월 대출 잔금 어쩌나” 지금 은행 창구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8·2 부동산] “10월 대출 잔금 어쩌나” 지금 은행 창구는…

입력
2017.08.03 15:19
0 0

[한스경제 김서연] “생각보다 창구가 북적북적하지는 않네요. 전화문의는 계속 있는 편인데 오는 문의들의 상당수는 ‘이미 계약을 해서 언제 들어가야 하는데 규제가 시행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묻는 내용과 ‘중도금을 내고 있는데 잔금 대출 받을 때 이번 대책에 적용되는지’를 묻는 문의가 대부분입니다.” (A은행 강남지역 영업점 직원)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다음 날인 3일, 금융권의 예상과는 달리 은행 창구는 대체적으로 한산했다. 창구에는 평소같이 고객이 이어졌지만 바짝 조여든 대출 규제에 전화로 문의하는 고객은 계속되는 모습이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따라 기존 청약조정지역 중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60%와 50%에서 40%로 일괄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3일부터 서울 전역과 과천, 세종시 등을 투기과열지구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11개구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 각각 지정된다. 주택담보대출 LTV·DTI 규제는 감독규정 개정안 시행 이후 대출승인분부터 적용된다. 감독규정 개정안 시행에는 2주일이 걸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강화된 규제는 8월 중순께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찬 서울 강남 일대. 사진=연합뉴스 이날 강남 지역 시중은행 지점에서 만난 고객들은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해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강남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고 결혼을 준비 중이라는 이모(34·남)씨는 “예비신부도 직장이 강남이라 강남에 신혼집을 사려고 했는데 생애 첫 주택이라도 투기 지역은 40%가 상한인 것은 좀 심하다”며 “꼭 (집을) 사고 싶었는데 신용대출을 거의 풀(full)로 돌려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그는 “어떻게 될지 몰라서 전세도 같이 알아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주부 박모(46·여)씨는 “무주택자나 1주택자는 내집마련 한 번 하려고 퍼센티지(%) 맞춰서 금액을 준비해놨는데 변경되면 10% 차액만큼 또 돈을 더 모아야 한다”며 “말이 10%지 몇억짜리의 10%면 몇 천인데 그 때 되면 집값은 더 올라가 있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그는 이어 “우리같은 서민들은 3~5년 정도 생각하고 계획 후 집을 사는데 집값을 잡는다고 한 달여 만에 10%를 내리는 것은 너무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달 3일 기준 이 지역의 LTV·DTI 비율을 70%에서 60%, 60%에서 50%로 각각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직장인 김모(31·남)씨는 “서울에서 웬만한 아파트를 사려면 내 돈이 집값의 60%는 있어야 한다는 소린데 돈 있는 사람만 집사라는 뜻 같다”며 “돈 있는 사람이야 이런 정책해도 아무 영향 없을텐데 씁쓸하다”고 푸념했다.

집 계약을 하고 잔금일은 아직 남은 고객들의 걱정도 이어졌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행원은 “대출을 앞당겨 받을 수 있는지 묻는 문의보다 잔금 대출을 받을 때 이번 대책에 적용받는지를 묻는 문의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전에 받은 전화로 한 고객이 ‘잔금일이 당장 10월로 다가왔는데 대출 한도가 줄면 기계약자는 곤란하다’며 오죽하면 ‘계약일 기준으로 이번 대책을 적용했으면 좋겠다’고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제야 비정상적이었던 부동산 시장이 조금 잡히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모(54·남)씨는 “빚을 안지거나 조금 지고 집을 산다는 인식이 돼야하는 것이 정책의 취지같다”며 “지금까지가 이상했던거지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모(49·남)씨 역시 “일시적 2주택자나 무주택자는 예외라고 하니 투기꾼들 속 탈 듯하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바람직한 정책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세종시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남 지역을 비롯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지점에 문의는 아직까지는 잠잠한 편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강남 지역 지점에서는 공통으로 대출 한도에 대한 문의와 투기 지역에서의 추가 대출 가능여부를 묻는 문의가 많았다”며 “마포 지역 지점에서는 기존 1주택 소유자가 추가 주택을 구입시 대출 가능 여부와 대책 발표 전 대출 상담한 고객의 문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관련 문의가 쇄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이유에 대해서는 “부동산을 통해서 집을 알아보고 대출 실행이 되는데 부동산 시장 자체가 휴가철은 비수기”라며 “얼마 전 있었던 6·19대책으로 6월 말과 7월 초 주담대가 많이 늘었는데 움직일 고객들은 그 때부터 이미 움직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은행 지점 관계자도 "어제 발표가 됐기 때문에 창구에서 눈에 보이게 고객이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고, 신한은행 관계자는 "큰 혼란은 없었고 전화 문의나 지점 방문을 통해 변경된 정책에 따라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액 등을 문의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뜨거운 반응 하나멤버스 공모전…오가닉 비즈니스 \'반짝\'

디지털 혁명에 IT 구인 \'아우성\'…은행에게 무슨 일이?

한국 부자는 어떻게 재산을 불렸나?…역시 부동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