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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에 평화의 소녀상 세워질까

입력
2017.08.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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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총학생회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 표명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국립대학으로는 처음으로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대전시청 인근 보라매 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모습
충남대 총학생회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 표명과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국립대학으로는 처음으로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대전시청 인근 보라매 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모습

충남대 총학생회가 전국 국립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실현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2일 충남대에 따르면 학교총학회가 일제 강점기 일본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수난을 당한 여성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역사왜곡을 일삼고 있는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기 위해 교내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키로 하고 1일부터 여론 수렴을 위한 재학생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총학생회는 설문조사 전문에서 “대학교는 최고 교육기관으로서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해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며 “지난 정부에서 발효된 한ㆍ일 위안부 합의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와 극우 단체들은 위안부에 대한 역사 왜곡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용서받을 수 없는 인륜적 만행을 저지르고도 반성은 커녕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진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고자 국립대학교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을 우리힘으로 건립하고자 한다”고 건립 배경을 설명했다.

총학생회가 페이스북을 통해 1일부터 시작한 설문조사는 이틀만에 600여명이 참여 할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으며, 학생들은 수백개의 댓글을 통해 소녀상 건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총학생회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표본에 필요한 1,000명 이상이 응답을 한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측에 소녀상 건립을 공식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총학생회는 학교측과 협의를 통해 소녀상이 들어설 부지가 확정되면 건립에 필요한 비용을 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모금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말까지 모금을 마치고 소녀상 제작에 들어가 내년 새학기가 시작되는 3월께 제막식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총학생회의 소녀상 건립 움직임에 대학측은 일본 자매대학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교측은 인근 대학이나 지역사회와 함께 캠퍼스 밖에 소녀상 설치를 제안하며 교내 설치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총학생회는 밝혔다.

이현상(기계공학과 4년) 총학생회장은 “중ㆍ고교에서도 작은 소녀상 건립을 하는 등 일본의 역사왜곡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데 국립대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라며 “역사에 대한 바른 인식을 국립대가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학교측과 본격적인 논의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립대 최초로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위안부 문제에 행동을 하는 것은 대외적 이미지 향상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교수, 교직원, 학생은 물론 동문과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추진한다면 애국심과 애교심을 고취하는 성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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