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게까지 당내 여론 수렴
‘등판론 vs 반성론’ 의견 혼재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 결단이 임박했다. 안 전 대표가 지난달 12일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 당시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말 깊이 고민하겠다”고 답한 결과를 곧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두고 등판론, 시기상조론, 반성론이 혼재해 있다.
안 전 대표는 최근 당 지도부부터 초ㆍ재선 의원까지 두루 접촉하며 출마 여부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2일 안 전 대표와 회동 후 “안 전 대표가 3일 직접 출마 여부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박주선 비대위원장, 김동철 원내대표를 연달아 만난 데 이어 이날도 밤늦게까지 박지원 전 대표를 비롯해 초ㆍ재선 의원 10여명 등을 만나며 의견을 청취했다. 만찬 회동에 참석한 의원은 “다수의 의원들이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만류했고 안 전 대표는 별다른 답변 없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안 전 대표의 등판론은 주로 친안(철수)계 의원들과 호남을 제외한 원외 지역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대선 패배, 제보 조작 사건으로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당의 창업주인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중도 보수의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친안계 재선 의원은 “현재 후보로 출마했거나 고심하는 후보들은 더불어민주당 노선에 가깝다”면서 “정부·여당과 보수야당 사이에 낀 제3 대안정당 또는 새정치를 기치로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안 전 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친안계 의원 내에서도 등판 시기를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친안계로 분류되는 초선 의원은 “언젠가는 당에 돌아와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출마한다면 당 내외에서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너무 빨리 돌아와서 잘못되면 재기할 방법도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당 내외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당 대표가 되더라도 혁신을 주도할 리더십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반면에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반성론이 제기된다. 대선 패배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당권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고 반성과 숙고가 먼저라는 것이다. 광주 동남갑을 지역구로 둔 장병완 의원은 “지금은 왜 본인이 떨어졌는지 성찰하고, 대선 기간 당과 후보가 따로 놀았는데 앞으로 당을 어떻게 관리할지를 포함해 정치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출마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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