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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없을 때 ‘김경문 야구’ 보여주는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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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없을 때 ‘김경문 야구’ 보여주는 NC

입력
2017.08.02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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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오른쪽) 프로야구 NC 감독이 이종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NC 제공
김경문(오른쪽) 프로야구 NC 감독이 이종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NC 제공

2012년 창단 첫해부터 NC 지휘봉을 잡은 김경문(59) 감독은 줄곧 ‘팀워크’를 강조했다. 화려함보다는 보이지 않는 팀워크를 갖춘 팀이 강 팀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김 감독은 “약 팀이라고 해도 그 팀이 뭉쳐있으면 강 팀을 이길 수 있다”며 “고참들이 선수들을 잘 이끌고 코치진도 선수들이 한 곳을 향해 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만든다. 나 스스로도 팀워크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실제 KBO리그 ‘막내급 구단’ NC는 겉으로 볼 때 ‘절대’ 강해 보이지 않지만 막상 부딪쳐보면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다. 1군 진입 2년 차인 2014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래 3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했고, 지난 시즌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승부조작, 음주운전 등으로 갖가지 선수단 내 잡음이 있었지만 흔들림 없이 질주했다. 이런 원동력은 선수단을 응집시키는 김 감독의 리더십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NC는 올해 선두 KIA에 이어 2위로 여전히 순항 중이지만 또 한번의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주말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운 김 감독의 결장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28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급체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2004년 4월4일 두산 사령탑으로 처음 감독직에 오른 뒤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병원 진단 결과 뇌하수체에서 직경 약 2㎝ 미만의 작은 선종이 발견됐다. 주치의는 “이 선종은 악성이 아닌 양성 종양으로 외과적 제거 시술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소견을 냈다. NC 구단 관계자는 2일 본보와 통화에서 “현재 식사를 조금씩 하는 등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복귀 까지는 치료와 회복 기간이 필요해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정을 찾은 김 감독은 자신을 걱정해준 지인들에게 ‘빨리 회복해 돌아가겠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어느새 훌쩍 큰 ‘공룡 군단’은 감독의 부재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다. 최고참 이호준(41)을 필두로 선수단 전체가 똘똘 뭉친 결과물이자, 그 동안 쌓아온 팀워크 덕분이다. 이호준은 선수단 미팅을 통해 “감독님이 안 계실 때 좀 더 편하게 해드리자. 경기 중에도 말수를 줄이고 진지하게 하자”고 주문했다. 나성범, 박민우 등 주축 선수들 역시 “평소처럼 그대로 잘하자”고 힘을 모았고, 코칭스태프도 각 파트 별로 기존 시스템대로 움직였다. 그 결과, 1일 현재 김 감독 없이 치른 네 경기에서 3승1패로 선전했다.

1일 창원 한화전에서 동점 홈런과 결승 밀어내기 타점을 올린 권희동은 “감독님이 보고 계실 텐데 팀이 이겨서 기쁘다”며 “빨리 완치하신 다음 야구장에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김 감독 대신 임시 지휘봉을 잡은 김평호 수석코치도 “감독님이 안 계시니까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어렵다”면서 “결단을 내리는 타이밍 잡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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