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어떻게 첫해 연차를 21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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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어떻게 첫해 연차를 21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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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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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과 다른 공무원 휴가계산법

참여정부 공직-의원-대통령

경력단절에도 연차휴가는 누적

민간은 이직하면 휴가일수 리셋

“연속 근무 인정 방안 고려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 휴가 이틀째인 지난달 31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길 등반 중 만난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휴식이 곧 경쟁력”이라면서 평소 ‘연차휴가 전도사’가 되겠다고 공언한 대로 6박 7일간의 여름휴가를 떠났다. 취임 12일째였던 5월 22일에 이은 두 번째 연차휴가로, 일각에서는 아직 3개월도 채 일하지 않은 대통령의 휴가가 너무 잦다면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위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입사 첫해엔 제대로 된 연차휴가를 쓰기 어려운 일반 국민들의 사정과 비교해볼 때 납득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른 문 대통령의 연차일수는 총 21일로 규정 위반이 아니다. 대통령이라 특별대우를 해주는 게 아니다. 공직사회의 연차휴가 계산법이 민간과 다르기 때문이다. 연차일수를 규정하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5조를 보면 공무원은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을 일하면 최소 3일, 6년 이상 근무 시 최대 21일의 연차를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공무원은 연차일수 산정의 근거가 되는 재직기간을 ‘마일리지’처럼 누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9급 지방직 공무원으로 2년을 일하다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봐서 7급 중앙직 공무원으로 신규 채용되더라도 연차는 3년 차 공무원과 동일하게 주어진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는 3개월만 일했으나, 국회의원 4년과 앞서 참여정부 청와대 근무를 더하면 공무원으로서 일한 기간이 6년이 넘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퇴직 후 전혀 새로운 업종으로 전직해 신규 입사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같은 직종에서 경력을 인정받아 이직을 하더라도 이전 회사에서의 근무기간이 인정되지 않고 ‘리셋’된다. 홍보업체에서 9년 간 일하다 올해 초 같은 업종의 회사로 스카우트 된 이강윤(41ㆍ가명)씨는 11월 하와이 여행을 계획하다가 자신에게 주어진 연차일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씨는 “당연히 10일 이상의 연차를 쓸 수 있을 줄 알고 비행기 표를 미리 끊어놨는데, 신입사원과 같은 연차일수를 받는다고 하니 야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근로기준법 60조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입사한지 반년도 되지 않은 이씨는 해당사항이 없다. 1년 미만의 근로자는 한달 개근 시마다 1일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지만, 이는 다음해 휴가를 미리 당겨쓰는 것에 불과하다.

물론 공무원과 달리 민간기업은 이직을 하면 고용주가 바뀌는 만큼 공직사회의 재직기간 ‘누적제’를 그대로 준용하기는 힘들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공무원의 경우 보직이 바뀐다고 해도 국가라는 하나의 기관에서 일하는 것이라 이 같은 재직기간 누적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질병휴직이나 출산휴가 외에 개인 사유의 휴직을 장기간 사용했다면 다음 해에는 역시 신입사원과 동일한 연차일수를 받는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더라도 누적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공직이든 민간사회든 이미 주어진 연차휴가조차 전부 소진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보편적인 만큼 이를 강제할 수단을 먼저 찾은 후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현행 근로기준법을 준수한다는 전제에서 이직해도 누적되는 개인형 퇴직연금처럼 이직이 잦은 직종에 한해 근무기간을 누적하거나 휴직 등에 대해서는 연속 근무를 인정해주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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