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바쁜 일상 사는 지하철 승객에게 그림으로 여유 선물하고 싶어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바쁜 일상 사는 지하철 승객에게 그림으로 여유 선물하고 싶어요”

입력
2017.08.02 04:40
0 0

부평구청역서 개인전 여는 인천교통공사 기관사 문순생씨

‘그림 그리는 기관사’ 문순생씨가 31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 승강장에서 인천 2호선 개통 1주년 기념 개인전시회 팸플릿을 들고 있다.
‘그림 그리는 기관사’ 문순생씨가 31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 승강장에서 인천 2호선 개통 1주년 기념 개인전시회 팸플릿을 들고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과 서울지하철 7호선이 만나는 부평구청역 작은갤러리에는 어둠이 채 걷히지 않는 인천교통공사 귤현차량사업소의 이른 아침 풍경을 그린 ‘새벽’ 등 21개 작품이 걸려 있다. 이 그림들은 1999년 개통 때부터 인천 1호선과 함께 했던 인천교통공사 소속 기관사 ‘문화백’ 문순생(46)씨가 그린 작품들이다.

8월 30일까지 부평구청역에서 ‘인천 2호선 개통 1주년 기념 개인전시회’를 여는 문씨는 “회사에서 개인전시회를 제안해 집에 소장하고 있던 그림 100여점 중에 일부를 골라 내놨다”며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됐는데 (서양화가들로 이뤄진) 예흔회 회원들과 함께 작품을 전시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현재 예흔회와 인천수채화아카데미, 드로링아띠에 소속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문씨를 그림에 입문시킨 사람은 초등학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었다. 선생님과 함께 방과후에 남아 그림을 그리던 그가 본격적으로 붓을 든 것은 대학교 입학 후 순수미술 동아리에 들면서다. 공대생이었던 그는 군 생활 시절에도 붓을 놓지 않았다. 1997년 2월 대학을 졸업하고 1999년 6월 기관사가 되기까지 수 차례 낙방한 힘든 3년의 ‘취준생(취업준비생)’ 시절도 미술학원에서 틈틈이 그림을 그리면서 버텼다.

문씨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들지 않고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라며 “그림에 몰두하면 머리가 정리되고 고민과 스트레스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2000년 인천근로자미술제 금상, 2010년 근로자종합미술제 대통령상 등을 받은 문씨는 해마다 그룹전과 단체전에 참가하고 2012년에는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첫 개인전도 열었다.

그는 “개인전이 열리는 곳에 가보니 많은 분들이 그림을 보지 않고 쌩쌩 지나가더라(웃음)”라며 “그래도 관심 있는 분들이 유심히 봐주시고 지인들이 자랑스럽게 얘기해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물과 성과물에 욕심이 큰데, 큰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는 것도 좋지만 언젠가 스스로 만족하는 그림을 그려내고 싶다”며 “이제는 선배 기관사가 됐는데, 건강을 유지해 오래 활동하고 싶은 꿈도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