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라(奈良)현이 나라(奈良)시내를 활보하며 국가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나라 사슴’을 지난 7월 31일부터 근교 지역에 한해 포획하기 시작했다. 1957년 기념물 지정 이래로 최초로 있는 일이다.
1일 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나라현은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대응해 주요 관광지인 나라공원 주변에서는 사슴 보호를 계속하는 한편 근교에서는 사슴 포획을 허가하기로 했다. 포획이 개시된 7월 31일부터는 피해가 심한 근교 6곳에 상자형 덫을 놓고 당국이 직접 포획에 나섰다. NHK는 나라현 당국이 올해에만 최대 120마리를 포획할 계획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신성시됐고 현대에는 정부의 보호를 받았던 나라 사슴은 개체수가 크게 늘면서 농가에 침입, 농작물을 훔쳐 먹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연간 농지 피해액은 최소 60억엔(약 609억원)에 이른다. 이에 농민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나라시에는 나라 공원을 중심으로 사슴이 최소 1,200마리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이 접근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전병을 받아 먹는 사슴은 나라시의 핵심 관광자원이기도 하다. 나라현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나라시는 오랫동안 인간과 사슴이 함께 나란히 살아 왔다”며 “농작물 훼손을 막으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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